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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최근 대형기획사에서 투자를 받아 일했던 대표가 내부고발한 사건으로 미녀사냥을 당했다는 주장으로 기자회견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의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으나 진심으로 분노하고 억울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저렇게 큰~ 기업, 자본이 많은 기업, 내로라하는 능력자들이 모인 조직에서도 비현실적인 일들이 일어나는구나.’ 우린 가끔 이런 생각들 합니다. ‘소도시니까 능력아니라 인맥으로 사업 따오는 거지, 대도시였음 어림도 없지'‘내가 중소기업을 다니니까 그렇지 대기업은 이렇게 비상식적으로 일하지 않을꺼야!’‘비영리에서 일하면 돈을위해 시회적 가치와 과정이 묵살되는 일은 하지 않겠지?''가족기업은 이래서 문제야, 전문 경영인이 있어야돼''젊은 애들끼리 운영하니 기본이 안돼있어. 한계가 눈에 보이지''한..
"방과후교사로 일을 했습니다. 학교안에서 일하다보니 학교 행정사무일을 보시는 선생님들을 자주 접하게 됐는데, 그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방과후교사는 근무시간이 짧다보니 급여가 적어요. 정규 수업이 끝난 다음, 오후에 시작되다보니 분명 일을 하고 있는 데 집에서 '직업'으로 인정을 안해주는 듯 해요. 초,중,고등학교의 교육행정직은 취업이 어렵고, 대학교 계약직 일을 풀타임으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교수별 연구 사업비로 운영하는 프로젝트 행정업무를 맡았습니다. 담당 교수가 누구냐에 따라 근무조건이 많이 다르긴 해요. 근데 저 같은 경우는 일이 정~말 많았어요. 토, 일요일 나가서 일하는 건 당연했고요. 매일같이 야근하다보니 몸이 버티질 못하더라고요. 코피 쏟고, 병원가 수액 맞아가며 일을 했던 거 ..
어느 날 아들이 게임기를 잃어버렸다며 대성통록을 하며 집에 들어왔습니다. 놀란 가슴으로 아들은 먼저 안고 어디에 들고 갔었냐고 물었지요.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무서웠는 지, 생각나는 데로 말을 쏟아냈습니다. "친구집에 갔는데 강아지가 나와서 놀래서 그냥 나왔는데, 놀이터에는 찾아봐도 없는 거 같고. 누가 가져간거면 어떡하지?" 어떤 친구네 집을 갔었는 지 묻자 오늘 처음 본 친구라 얼굴과 이름밖에 모른다고 합니다. 순간 욱하고 속에서 나오는 다양한 말이 있었습니다. '이름밖에 모르는 친구집을 왜 갑자기 간거야? 엄마가 뭐랬어. 놀이터나가서 노는데 게임기 잃어버릴 수 있다고 놔두고 가랬지? 그러길래 그걸 왜 들고 가서는!!' 하는 말들이 불쑥 나오는데, 일단 삼켰습니다. 혼내기엔 아이가 너무 놀라있..
“이전 회사는 으샤으샤 서로 응원해가며 일하는 곳이었어요. 민원처리로 스트레스 받을 일이 있어도 같이 일하는 동료들 모두 관계가 좋았어요. 그런데 이번에 조금 큰 회사의 지사로 옮겼어요. 살벌해요. 다들 날카롭게 날이 서 있으니 그 속에서 일하는 저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몸이 피곤해요. 아랫사람들은 못본 척, 안들리는 척, 하고 있지만 몸은 다 느끼고 있죠. 매일이 몸살이에요." 종종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하는 업무는 맘에 드는데 회사 분위기가 이상(?)합니다. 무색무취의 가스가 회사내에 깔려있는 것처럼. 겉으로는 아무 이상 없어보이지만 그 가스 속에서 작은 스파크가 일어나면 금방 불씨가 커집니다. 이 불씨는 어디로 옮겨갈지 모릅니다. 짜증과 신경질적인 말들이 난무한 곳에 있으면 그 속에 있는 모든 사람..
“나는 군대 안갈래~ 무서워.” 같이 티비를 보고 있던 있던 8살 아들이 하는 말 입니다. 군대에 'ㄱ'자 근처에도 안가본 녀석이 왜 군대를 무서워하지? 생각해보았습니다. 최근에 저랑 tv를 봤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다친 군인들을 치료하고 돌보는 의사가 나왔습니다. 매년 장마가 끝나고 나면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게 된 병사들의 수술을 맡고 있다고 인터뷰했습니다. 실제 다리가 잘린 20대 청년이 tv에 나왔습니다. 최근엔 전쟁이 이곳, 저곳에서 일어나 뉴스에서도 매일같이 군인과 인질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저와 남편,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가 얘기합니다. '우리 아들(혹은 손자) 군대가기 전에 통일되야할텐데…‘ ’군대갔을 때 전쟁없이 평온해야 할텐데'하는 얘기하지요. 아이가 이 세상에 태어..
20대에 제 이상형은 둥글 둥글 포근하고 키가 큰 남자였습니다. 직업도 집안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30대 제가 직업인의 삶을 살게 되니, 남자를 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직업인으로서 어떤 태도와 능력을 갖춘 사람인지 살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혼과 출산에 관심이 생기자 남자의 직장이 결혼생활에 적합한 지, 아이를 키우기에 괜찮은 환경인지 관찰하게 됐죠. 40대가 되니, 요즘 싱글인 친구들에게 배우자의 조건으로 또 다른 것을 얘기합니다. 시부모님의 노후가 준비돼 있는 지, 남성이 정신적, 경제적으로 얼마나 자립을 이루었는 지, 삶의 지향성이 비슷한 지 등등 고려사항이 더욱 고차원적이고 다양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나이가 들수록 싱글들이 바라는 배우자의 조건은 보다 구체적이고 다면적 입니다. 덕분에 ..
최근들어 머리를 자르지 않겠다는 아들. 어른들 눈엔 짧은 머리가 멋있어보이지만 아이들눈엔 긴머리가 멋진거라고 합니다. 그렇게 앞머리가 눈을 찌를때까지 기르고, 덥수룩 해진 머리를 보고 있자니 답답~ 합니다. 지금까지 옷을 입을때나 머리를 자를 때, 자기의견이 전혀 없던 아들이었는데 처음으로 자기 의견을 고집하기에 '꽤 자랐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자라는 건 좋은데 덥수룩한 머리는 봐줄 수가 없었습니다.(부모의 마음ㅠ) 아들에게 머리를 자르거나, 묶고 다니거나, 그것도 싫으면 펌을 해서 계속 길뤄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퍼머를 하겠다고 하더군요. (사실 그냥 자르겠단 말을 기대했는데 의외였습니다.) 미용실에 나란히 앉아 펌을 했습니다. 아들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펌을 해보는거라 제가 더 설..
올해들어 직장에 다시 나갈 계획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몇 곳에 지원서를 넣고 면접을 보았습니다. 면접을 직접 보면서 최근 여성노동자에게 어떤 질문을 하는 지, 여전히 출산과 육아가 업무의 방해요소로 고려하고 있는 지, 경력보유여성을 보는 시선이 어떠한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 단편적 경험을 확대해석 할 순 없겠지만 다양한 업체에 지원해보면서 느낀 이슈를 정리해보고 싶었습니다. 첫 번째, 여전히 여성이 여성에게 묻습니다. "육아와 일을 병행할 수 있겠어요?" 저 질문은 사실 노동자에게 물어야 할 질문이 아닙니다. 자신의 조직에 물어야할 질문이지요. 1인 가구이든 결혼과 출산을 한 노동자든. 그들이 삶 속에서 일을 해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육아 중인데 야근이 많아도 괜찮나요?(야근수당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