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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엔 이기주의자가 생존에 불리한 법 본문

내-일의 고민

위기엔 이기주의자가 생존에 불리한 법

O:nle 2024. 1. 15. 15:34

"제 이익을 위해서 목소리를 내어 본 적은 잘 없어요. '내가 조금만 손해보고 말지뭐~' 하는 생각으로 일해왔습니다. 처음엔 '말 안해도 알아주겠지~' 하는 마음도 솔직히 있었어요. 그런데 조직이란게 안그렇더라고요. 확실히 아부잘하고 약삭빠른 애들이 승진도 빠르고, 고과도 잘 받아요. 제가 미련하게 살아온것만 같아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잘 안바뀌잖아요. 성격상 내 잇속만 챙기는 건 못하겠어요. 상사가 내 아이디어 낚아 채 승진할 때, 제가 팀원이었으니까 그럴 수 밖에 없는 구조라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가 팀장이 되고나서 저는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그러다보니 후배한테도 밀리죠. 이기적으로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고 저처럼 안되는 사람도 있는 것 같아요." 

 

연말이 되면서 회사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 평가하는 시점이 다가왔습니다. 좋지못한 결과를 얻은 직장인들은 상실감을 얻고 이직을 계획하기도 합니다. 위 내담자처럼 정말 우리 사회는 이기주의자가 더 큰 이득을 보는 구조일까요? 정직하게 일하는 게 손해 보는 일인지 저 스스로에게 되묻는 지점이었습니다.   

 

내담자의 사례 중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제조회사에서 부품 수리 업무를 맡고 있는데 상사가 여분의 부품을 빼돌려 개인 주머니를 채워왔다고 합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모두 묵인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자 주변에 몇몇 사람들도 온라인으로 개인 판매를 하거나 중고거래를 통해 용돈벌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담자는 가담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옳다고 굳게 믿다가도 어떨때는 추가 수익을 만들지 못하는 자신을 바보처럼 생각하기도 했지요. 그러던 중 조직이 개편되며 새로운 임원이 들어오고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관행처럼 벌어졌던 일들이 문제시 되었습니다. 회사 제품을 사적으로 판매한 직원들은 자신의 잘못을 책임지며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근무태만이 심했던 직원들, 내부 규칙을 지키지 않았던 직원들의 사례가 속속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어느덧 동료나 선배들이 해고를 당하고 정직하게 일해오던 사람만이 남게 되었습니다.   

 

이 내용과 더불어 최근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민원때문에 정신적피해를 입은 교사의 죽음이 떠올랐습니다. 이기심을 넘어서 한 교사를 괴롭혔습니다. 그리고 그 사건이 세상에 들어나면서 학부모들의 개인정보가 sns로 공개되었고, 많은 사람들에게 지탄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운영하던 가게 대부분 운영을 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그들이 살던 지역사회에서 도망쳐 나와야했지요. 

 

우리 모두는 '혼자'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순환되는 생태계 사이클처럼 서로가 연결지어 살고 있지요. 그 순환고리에서 방출되거나 격리되면 생존에 불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냥이나 채집을 하며 주거지가 매번 바뀌는 것도 아니고 우리 대부분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물러 삽니다. 그럴수록 '평판'은 생존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도덕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며 사는 것이 보다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느껴집니다. 한 때 유명인들의 학교폭력 사실들이 연이어 폭로되면서 가수는 무대에 설 수 없게 되고, 운동선수는 경기에 제외되는 등의 사건을 보았습니다. 미투 운동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던 정치인들, 연예인들이 고발되자 그들이 활동했던 분야에서 추방되는 것들을 보았습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것이 평소에 이득을 가져다 주지 못합니다. 하지만 지대가 흔들리는 사건이 갑작스럽게 일어난 순간, 그간 정직하게 살아온 삶이 위기상황에서 방패가 되어줄 겁니다. 반대로 평소 남의 것을 빼앗고 괴롭히며 이득을 챙겨온 사람들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으로 일생일대의 커다란 위기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은  '사필귀정'을 믿으며 정직하게 살아가는 것이 지역사회에서 추방되지 않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최선의 방법이란 생각이 듭니다. 아주 가끔은 이기적인 사람이 더 많은 부와 명예를 누리며 살기도 합니다. 하지만 확율상 생존에 더 유리한 쪽은 옳은 이치에 맞게 살아가는 것이라 믿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믿고 행동할 때, 사회는 더욱 안전해질 것입니다. 옳다고 믿는 일을 행하며 오늘 하루도 정직하게 살아가는 직장인분들. 스스로를 바보같다 지탄하지 마시고, 가장 현명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걸 믿으셨으면 합니다. 그것이 위기상황에 당신을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