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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성실함을 어떻게 가르 칠 것인가 본문
어느날 아들이 방과후 수업을 듣지않고 사라졌습니다. 혹시 무슨 일이 생긴건 아닌지... 염려가 되지만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시계를 반복적으로 살피다 결국 밖을 나섰습니다.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아들과 마주칩니다.
"어디 있었어! 엄마 걱정했잖아 오늘 비도 내리는 데 놀이터에도 안 보이고."
"(손바닥을 펴 내보이며)엄마 걱정되서 화난 거 아는 데, 일단 집에 들어가서 설명할게."
집에 들어와 옷을 벗고, 가방을 제자리에 두더니 차분한게 설명을 이어갑니다.
"놀다보니 너무 재밌어서 계속 놀았어. 근데 비가 와서 잠시 비를 피하러 친구집에 잠시 갔다 왔었어. 잘못했어요."
그렇게 방과후 수업은 결국 못가고 놀았다고 합니다. 아들이 차분히 설명하는 동안 다급했던 제 감정도 누그러졌습니다.
"놀고 싶다고 말만 하면 수업 빼주잖아. 어디있는 지는 알려야 엄마가 걱정을 안하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아들 잃을 까봐 걱정됐잖아. 앞으론 연락해. 친구폰이나 학교 전화기로. 알았지?"
"응. 근데 엄마~ 나는 이렇게 혼나고 다시 1분만에 해피 해피 해질걸 알았다! 근데 땡땡이 친 친구들이 몇대 맞을 거 같냐고 물어보더라. 그래서 맞진 않는다고 했더니, 대신에 방과후(공부) 수업을 많이 시키는 거 아니냐고 묻더라. 다 내가 원해서 한다고 했더니 애들이 놀라더라고. 그러더니 애들이 엄마가 좋을 경우, 대부분 아빠가 무서울거라 그러대. 우리 아빠도 좋은 사람이라고 말했더니 애들이 부러워했어. 난 행운안가봐."
수업을 같이 빠진 아이들끼리, 놀면서도 걱정이되긴 했나봅니다. 아이들의 대화가 참 귀엽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부모가 때리지 않고 원하지 않는 교육을 시키지 않은 것 만으로도 스스로를 행운아라 느끼는 아들에게 고마웠습니다.
이후 아들은 땡땡이를 치고 싶을 때, 미리 전화를 줍니다.
"엄마, 나 오늘 땡땡이 쳐도 되요? 엄마가 안된다고 하면 지금 학교 뛰어들어가면 수업 들을 수 있어. 근데 놀고 싶어."
"건우가 이미 선택한 거 아니야? 수업 이후에 놀아도 되지만 빠지고 싶어서 전화한거잖아. 그럼 그렇게 해. 대신에 6시 전에는 집에 와야해~"
"알겠어 엄마! 고마워요~"
아들이 '땡땡이 쳐도 되냐'고 묻는 통화음을 듣던 친구가 옆에서 수근거립니다.
"야! 너 지금 엄마랑 통화중이야. 땡땡이라고 말하면 어떡하냐?"
그러자 아들이 대답합니다. "괜찮아, 우리 엄마는 이해해."
저는 아들에게 언제든 놀고 싶으면 얘기하고, 몸이 힘들땐 집에서 쉬어도 좋다고 얘기합니다. 그럼 주변에서 걱정스럽게 말씀하십니다. "애가 버릇 나빠져. 꾀만 늘어서 수업 빠지려 들고 수업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어떡하려고~ 뭐든 꾸준히 하는 습관을 들여야되는 나이야."하며 조언을 주시지요.
제가 자랄 때는 '출석율'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성실함만큼 중요한 덕목이 없었고, 그 덕목을 몸에 새기기위해 몸이 학교를 결석하는 일은 있을 수 없었지요. 아파서 누워있더라도 학교 교실에 있어야한다고 배웠습니다. 그 자세는 직장인이 되어서도 똑같이 평가되었습니다. 일을 하던 하지않던, 데스크에 앉아 있어야 성실한 직원으로 꼽혔습니다. 일찍 출근해 누구보다 늦게까지 근무해야 우수직원이었지요. 하지만 이러한 성실함이 성과와 꼭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일하면서 뼈져리게 느꼈습니다. 가장 먼저 출근해 회사에서 제공하는 조식을 먹고 자리에 앉아 졸고있는 상사의 모습, 퇴근시간이 지났는데 추가 수당을 받기위해 컴퓨터를 켜놓고 온라인쇼핑을 하거나 재테크 분석 영상을 보는 모습을 다음 세대가 이어서 해야할까요? 이것을 성실함이라 표현하는 게 맞는 걸까요? 밀레니얼세대들은 이러한 사문화를 조금씩 변화시켰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의 밀레니얼세대들에게 성실함이 없어진게 아닙니다. 삶의 균형을 맞춰가며 하고자하는 일을 보다 꾸준히 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듭니다.
성실함 혹은 꾸준함을 키우려면 결국 자기 통제를 잘해야합니다. 그런데 그게 외부의 힘에의해 강요된다면 성실함을 키우기 어렵습니다. 외부의 힘이 사라지면 더이상 꾸준히 지속할 이유를 잃게 되지요. 한 날은 아들이 감기 기운이 있는 듯 해 방과후 수업을 듣지 말고 집으로 오라고 했지요. 아들은 "그 정도로 아프진 않아. 수업 빠지면 돈 아까워. 오늘 재밌는거 하니까 수업 듣고 올게."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자율성을 보장했을 때, 결석율은 한 달에 한 두번 밖에 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원해서 참여하는 수업이기에 숙제도 스스로 합니다. 그렇게 꾸준히 무언가를 스스로 해내서 얻은 결과값은 온전히 자신만의 것입니다. 줄넘기를 못하던 아이가 줄넘기를 하게되고, 영어 알파벳을 읽게 되고, 어렵기만 하던 그림그리기가 즐거워지면서 아이는 깨닫습니다. '무언가를 성실히 하면 실력이 늘어나는 구나!' 하고 말입니다. 오늘도 수업을 마치고 온 아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도 귀 쫑긋, 집중해서 수업 참여하느라 수고했어~ 안전하게 집에 돌아와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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