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직업 엄마, 내 몫의 성공은 여전히 남아있다! 본문

내-일의 고민

직업 엄마, 내 몫의 성공은 여전히 남아있다!

O:nle 2023. 3. 23. 17:24

"부지런히 일했고, 회사에서 인정받아 전문직도 아닌데 월급 많이 받았어요. 바쁘게 살면서도 자기계발도 열심히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결혼 하고, 아이 둘 낳고 퇴사했고요. 대체가 안될 것 같던 제 일도 다른 누군가가 커버하더라고요. 일을 그만뒀지만 최선을 다해 육아하고 있습니다. 맞벌이가 아니라 아이가 누릴 수 있는 모든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있어요. 그래서 애들은 건강하게 잘 크고 있어요. 그런데 요즘들어 저에게 남는 게 없단 느낌이 들어요. 저와 같이 공부했거나 같이 일했던 멤버들 중 일부는 교수가 되기도 하고... 또 누군간 개인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하고... 끝까지 뭔가를 해본 경험을 갖고 있는데 저만 중단된거죠. 물론 아이를 낳고 기른것도 큰 일이라는 걸 아는데, 나 하나만 뚝 때놓고 봤을땐 아무 것도 없어요. 어디서 어떻게 시작할지도 모르겠어요." 

 

자신이 해왔던 일을 자신이 해볼 수 있는 만큼 펼쳐보지 못한 여성들이 많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다른 종류의 노동을 이어가야 했지요. 그 또한 자신의 선택이었습니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는다고들 말씀합니다. 문제는 여성들이 그 밖에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었던 것이지요. '사회적 다양성'이 부족한 탓에 출산과 육아를 한 여성을 노동시장에서 품어내지 못했습니다. '일하는 엄마'라는 꼬리표는 핸디캡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조금 다른 시선이긴 합니다. 출산율을 높이기위해 정부는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요. 일하는 여성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육아와 노동을 병행하거나, 육아와 노동을 번갈아할 수 있도록 돌봄 영역의 서비스를 공적인 영역에서 많이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록치 않습니다. 공동체가 해체되고 '신뢰'의 벽을 넘기가 어렵습니다. 결국 2023년에도 여전히 경력단절여라 불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에 몰입할 수 있었던 1인가구일 때는 일로 자신을 증명하려는 노력을 해왔습니다. 일로 관계를 넓히고, 일로 자존감을 획득하거나 잃어가며 성장했지요. 그런 여성이 결혼을 하며 자신을 표현할 다양한 창구를 만납니다. 엄마이기도 하고 아내이기도 하고, 학부모가 되기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한 해 한 해 새롭게 입게 된 옷(역할)에 몸을 맞춰보기도 하고 내 몸에 맞는 옷으로 갈아입어가며 그 역할을 소화해냅니다. 그러다 순간, '일하는 나'가 저 아래에서 좇아오지 못하고 있단 생각에 잠깁니다. 과거 '일하는 나'는 시속 100k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출산과 육아로 나는 잠시 고속도로에서 나와 일반국도를 탔는데 나와 함께 고속도로를 100k로 달렸던 동료들은 그곳이 좋건 나쁘건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만 어디로 가고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목적지를 모르니 속도를 내기도 어렵죠. 이 길이 맞나 아닌가 골목으로 빠졌다 다시 나왔다 하면서 경로찾기 중이지요. 

 

기존에 하던 일에 아쉬움이 남는다면 다시 그 일에 진입해 볼 것을 권유했을 때 대부분 어떤 얘기들을 할까요? 

 

"제가 그 일을 뒤늦게 시작해서 성공할 가능성이 너무 적어요. 그리고 제가 그 일을 시작하기위해 쏟아야할 시간과 돈이 있는데, 기회비용을 따져봤을 때 합리적이지 않아요. 요즘 아이를 돌봐주는 분들 급여가 상당합니다. 제가 벌어서 그 돈을 다 제 아이를 돌보는 데 써야 돼요. 그래서 새로운 걸 배워보려고 해도 돈과 시간을 빼는 게 쉽지 않아요. 아이 교육비가 갈수록 늘어날텐데 제 교육비까지 감당하기 쉽지 않죠. 결국 주부가 답이에요. 혼자일땐 나에게 과감없이 투자했는데 이제는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죠." 

 

첫 번째, 나 자신에게 다시 한 번 물어야 합니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위해 사고한 결과일까요? 아니면 다시 일하지 않아도될 이유가 필요했던걸까요? 곰곰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일이 하고 싶어 상담을 시작했는데, 상담을 하면 할 수록 내담자가 '일'을 원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을 때가 있습니다. 일을하지 않는 나 = 가치가 없는 나 라는 자동적 사고를 가지는 경우, 두 번째, 속도전은 끝났습니다. 고속도로로 100키로로 꾸준히 달려 도착한 동료들은 달린 거리 만큼 톨비를 지불했습니다. 이를 인정해야합니다. 그들과 같이 경쟁한다고 생각하면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해 보일겁니다. 그럼 우린 어떤 판에 접어들어야할까요? 이럴때 필요한 게 오지는 '태세전환'입니다.  속도성 말고 방향성과 일관성에 집중해야 합니다.

 

기존에 하던 일을 이어가던, 다른 일을 하던 방향성을 정하고 그 방향에 어울릴만한 얼개를 짜야합니다. 내일 당장 내가 주부로 할 수 있는 일 중에 그 얼개에 걸릴만한 일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일관되게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그것이 앞으로 자신의 이력서가 될 겁니다. 사회에 나를 알려줄 출사표가 되거나, 새로운 판에 입성할 나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줄 겁니다. 당신이 누릴 성공의 몫은 여전히 남겨져 있습니다. 동료가 먼저 도착한 지점에 내가 가더라도 내 몫이 있고, 전혀 다른 목적지를 발견하게 될지 모릅니다. 내일 당장 나를위해 낼 수 있는 시간이 1시간이라면 1시간 이내에 방향성에 맞춰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쌓아가시길 바랍니다. 이것이 어떻게 시작할 지 모르겠다는 당신에게 알려드리는 '시작점'입니다. 그리고 꼭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해놓은 일보다 언제나 더 높은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려고요. 같이 해봅시다! 우리 포기하는 엄마말고 해내는 엄마가 되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