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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내 뜻과 다른 삶을를 가족이 강요해요

O:nle 2022. 6. 28. 17:10

"딱히 하고 싶은 일은 없어요. 지금은 보험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급여가 일정치 않아요. 부모님은 간호조무사 학원을 가서 자격증을 따고 일하라고 권유하세요. 취업도 잘되고, 여자가 하기에 괜찮은 일이라고... 그런데 그 일을 하기 싫어요. 전 피보는 일 못해요." (30대 여성 A씨)

"은퇴하고 나면 귀촌을 하고 싶어요. 해 잘드는 땅을 시골에 사두기도 했어요. 거기에 집 올려서 텃밭 가꾸며 생활하고 싶은게 꿈입니다. 연금이 나오는데 시골에서 생활하면 돈이 크게 들지 않으니 또 취업을 하지 않아도 되거든요. 근데 아내는 반대하죠. 아내는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서 소일거리 찾아 용돈 벌고 살자고 얘기해요. 나이들수록 병원과 가까이 살아야한다고 제가 당뇨와 혈압이 있는데 시골가길 꺼려하죠. 저는 시골 출신이이에요. 은퇴하면 다시 자연에서 살고 싶었는데, 아내와 딸이 반대하니 복잡합니다. 가려면 혼자 가서 살라고 말하는데 그걸 원치는 않아요. 지금 아파트 빼면 시골에서 풍족하게 살 수 있을텐데.... 두 가지 다 유지하는 건 부담이죠." (60대 남성 B씨)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두 사례 모두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인생의 주요인물인 가족들이 권유하거나 기대하는 삶이 있습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A씨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삶이 명확치 않습니다만 가족이 권유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습니다. B씨의 경우는 자신이 원하는 삶과 목표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삶을 가족이 지지해주지 않죠. 이 두가지 모두 진로상담을 하다보면 심심치 않게 만납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할까요? 선택을 하기 전 고려해야할 것들, 그들이 만나야 할 질문들에는 무엇이 있을지 살펴봅니다.

타인이 권유하는 직업과 삶을 부정하는 이유는 무엇?

직업카드 검사를 할 때 카드에 설명된 직업을 3가지로 빠르게 분류합니다. 나의 직업으로 하기에 좋다/잘모르겠다/싫다 이 셋으로 나눕니다. 그리고 첫번째로 점검하는 부분은 내가 '싫다'고 말한 직업, 나와 맞지 않다고 판단을 내린 것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이었는 지 확인합니다. 그 직업에 대해 올바르게 정보를 수집하고 내린 결정인지, 편견에 의한 선택은 아니었는 지 살펴보는 겁니다.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진로검사에서 사회형인데 교육분야에 해당되는 카드를 싫다로 분류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 직업군을 제외시킨 이유를 물었을 때, "제 부모가 교사인데, 남들은 좋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 최악이에요. 저는 엄마가 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을거에요."라고 대답합니다. 엄마가 교사여서 자신이 성장하는 데 불편한 점이 꽤 많았고, 피해를 입었던 사고가 내담자에게 있었습니다. 그래서 교육자에 대해 객관적 정보를 수집하지 않고 무조건 배제했던 경우지요.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그 직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지 않고, '가족 중 이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수입이 좋고 오래할 수 있다더라'는 말로 그 직업을 자신의 일로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와 같이 나와 맞지 않은 직업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합리적 판단을 거쳤는 지 검토하는 겁니다.

여성 A씨의 경우, 현재 정확히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목표나 직업이 없습니다. 이는 어떤 면에서 매우 유익한 면이 있습니다. 명확히 '나는 노래하면서 살아야 행복해, 그러니 가수만이 나의 목표야!'라고 한다면 그 외 다른 일하는 자신은 다 거짓이고 온전하지 않다고 느끼지요. 하지만 지금 당장 명확한 목표가 없다면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고, 그 경험으로 자신의 목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럴때는 부모가 아니라 그 누가 되었건 추천해보는 일과 직업에 대해 알아보고 경험해보는 것은 유익할 수 있습니다.

내가 세운 삶의 목표는 어떤 욕구를 채우기 위함인가?

남성 B씨의 경우, 시골에서 자라던 과거를 생각하면 힐링하는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런 추억이 은퇴 후 귀촌을 원하게 되었다고 처음에 얘기하셨지요. 그리고 조금더 대화를 나눠보니 시골에서 자라던 때,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았으나 마음은 풍족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추억만으로 은퇴 후 삶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은퇴하고 시골로 이사가지 않으면 연금만으로 생활을 유지할 수 없다고 짐작했습니다. 현재 사는 곳에서 자신의 인맥들과 관계를 이어갈려면 주기적으로 골프를 치고 술을 마실 것이고, 아내는 주기적으로 해외여행을 다니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간 누리던 취미와 여가생활을 유지하려면 자신은 다시 일을 시작해야만 합니다. 더이상의 노동을 바라지 않는 B씨는 시골에서 생활해야만 연금만으로 살아갈 수 있단 판단을 내린 것이지요.

남성B씨와 아내는 은퇴 후 살아갈 집, 장소에 대해서만 끝없이 얘기해왔다고 합니다. 노년기엔 도시가 더 좋은 이유와 시골이 더 좋은 이유에 대한 논박을 이어왔던 것이지요. 하지만 본질은 더이상 노동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과 경제적 문제에 있었습니다. 남성B씨는 경제적 이후로 그간 만나던 사람들과 멀어지거나 모임에 나가지 못하면 자신이 비참해질 것이라 여겼습니다. 저는 배우자분과 다시 본질적 문제를 갖고 상의해보길 요청드렸습니다. 더이상 일하길 원지않는 마음을 먼저 말씀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도시생활을 유지하는 대신 연금만으로 생활가능하도록 소비패턴을 재정비 할 의사가 있는 지 검토해보도록 했습니다. 똑같이 취미와 여가활동을 유지하고 싶을 경우, 배우자 분이 추가 수익을 버는 방법에 대해서도 검토해보길 권유했습니다.

내 뜻과 다른 삶의 진로를 주변에서 많이들 강요하지요. 특히나 우리나라에서는요. 그런데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 삶의 목표는 결국 실행할 동력이 부족해지죠. 어떤 결과를 얻기까지 노력을 기하는 일이 지속되기 힘듭니다. 그렇다고 내 인생의 주요인물들이 추천하는 진로가 꼭 나에게 독이되거나 나쁘다고만 할 수 없지요. 식당에서 음식을 시킬 때, 추천메뉴가 있기 마련입니다. 남이 추천했기에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그 메뉴를 시켜 먹어보는 경험이 당신에게 유익한 정보로 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추천메뉴가 아니라 내가 꼭! 시키고 싶은 메뉴가 있다면 그 음식을 통해 내가 채우고 싶은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해보세요. 지금 빙수가 먹고 싶은데 배우자는 곰탕을 먹고자 합니다. 빙수와 곰탕의 영양성분을 따지기전에 '내가 너무 더워서 시원한 음식이 먹고 싶다'는 욕구를 확인하고 배우자와 소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