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묵묵히 일하는 직원과 불평하는 직원 중 떡은 누구에게? 본문

내-일의 고민

묵묵히 일하는 직원과 불평하는 직원 중 떡은 누구에게?

O:nle 2022. 8. 16. 17:08

"악조건에서 일했어요. 그래도 티한번 낸 적 없습니다. 불평, 불만은 아마추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프로답게 일하기 위해 버텨냈어요. 저 스스로는 만족했습니다. 사실 끝까지 못할 주 알았거든요. 중간에 그만둔 팀원도 한 둘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프로젝트가 끝나고 상사와 1:1 미팅을 하게 됐는데 성과가 목표만큼 나오지 않았단 지적을 받았습니다. 솔직히 예상했던 반응은 아니었어요. 저와 끝까지 함께 일해준 팀원들에게도 미안했습니다. 그런데 저와 같은 시기에 입사한 동기가 있습니다. 그 친구는 상사에게 불평, 불만을 합니다. 근데 저보다 더 좋은 피드백을 받은 거에요. 어이가 없어서 그 날 퇴근도 안하고 사직서를 내고 갈까 계속 고민했습니다. 불평 불만을 저도 해야하는 건가요?" 

 

우는 아이 떡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회사에서도 마찬가지 일까요?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에게 좋은 평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걸까요? 이에 대해 얘기 나눠볼까 합니다. 위 내담자는 악조건 속에서 맡은 일을 끝까지 해냈다고 합니다. 그런데 회사에선 악조건을 가만하지 않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 '억울함'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공평하지 못하단 생각에 화도 났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대로 수긍하는 것이 책임을 지는 행동이고 프로는 책임질 주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마음 한 구석으로 '나도 불평 불만을 하고, 앓는 소리를 냈어야 했나?' '내 방식이 옳지 못한 것인가?' 의심하게 됩니다. 

 

한 책에 소개된 실험이 있었습니다. 티덴스 교수 팀이 직장에 다니는 회사원들에게 평소에 얼마나 화를 내는 지 묻고, 동료의 능력과 유능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조사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평소에 화를 많이 내는 동료가 주변 사람들에게 더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가상 사례에 대한 조사도 있었는데 사례는 이러합니다. 두 직원이 따로 움직여 약속 장소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모두 늦었습니다. 한명은 화를 표현하면서 상황 탓을 했고, 다른 한명은 "내가 평소에 준비를 잘했어야 되는데 내 잘못이야"라며 자신을 탓했습니다. 이 두 사람 중 더 높은 연봉과 직위를 줄 사람을 물었습니다. 저는 자신을 탓하는 겸손한 사람이 높은 직위를 얻을 것이라 짐작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화를 표현한 사람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문화적 차이가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화'를 잘 표현하는 사람이 자기 능력과 처우의 가치를 전달할 기회를 좀더 갖는다는 사실에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에도 목소리 큰 놈 또는 우는 놈이 자신의 처우를 더 높이는 듯 합니다. 그럼 우리모두 소리지르고 울어야 할까요?  

 

묵묵히 일하는 직원과 불평하는 직원, 모두 떡을 받고 싶습니다. 그런데 묵묵히 일하는 사람을 알아서 평가하고, 떡주는 곳은 잘 없습니다. 불평을 적확하고 효과적이게 표현하는 사람이 떡을 얻습니다. 내담자의 경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예상했던 상황과 달라졌을 때 어떤 제스처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불합리한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해 화가 났음에도 '책임'이란 단어로 감정을 눌러버렸지요. 자신과 반대로 직장동료는 불평을 했다고 말합니다. 동료는 상황이 달라지면서 느낀 '불안'이란 감정을 상사에게 표현했습니다. 내담자의 입장에선 단순히 불평으로 보일 수 있으나, 어찌보면 상사에게 중간보고가 됐고, 이로서 상사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제공하게 됩니다. 상사입장에서 불평 한마디 한 적 없던 직원은 순조롭게 일을 진행하고 있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좋지못한 결과만 남았습니다. 

 

상사 입장에서 최고의 직원은 묵묵히 일하면서 이유막론하고 100%이상으로 목표를 달성 해내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묵묵히 일한 직원과 불평한 직원 두명이 똑같이 90%의 성과를 가져왔다면 어떨까요? 상사는 자신의 기여도가 높은 일에 더 큰 가치를 둡니다. 목표달성이 어려울 것 같아 불안감을 감지한 직원은 불평으로 제스처를 취했습니다. 상사는 그 사업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 지 파악하게 되고, 그에 따른 해결안이나 방향성을 코칭하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지요.

 

불안, 화, 짜증 등과 같은 감정은 우리의 생존에 매우 중요하고 유익합니다. 감정을 억제하고 배제시키는 일은 프로페셔널한 것과 다릅니다. 책임을 온전히 지는 것과도 다른 일입니다. 감정을 태도로 바꿔 어린아이처럼 때부리고, 억지를 쓰란 얘기가 아니란걸 충분히 아실 겁니다. 이 둘의 차이를 알아야만 억울함 없이 만족스럽게 일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일에대한 성과도 좋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해 떡을 얻어보는 경험을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