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미래준비, 그냥(은) 하지 말라 본문

책-임자(이 책의 임자는?)

미래준비, 그냥(은) 하지 말라

O:nle 2023. 2. 19. 16:22

<그냥 하지 말라> 책을 찾아 읽게 된 이유는 설명이 필요 없을 만큼 유명한 저자 때문입니다. 저자 송길영 님의 직업은 빅데이터 전문가입니다. 강의를 통해 그를 먼저 알게 된 분들도 많을 듯 합니다. 저 또한 강연으로 먼저 그 분을 알게 됐습니다. 10여년전, 직장내에서 진행됐던 교육 프로그램의 강사로 뵙게 됐지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빅데이터 전문가'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지만 그 분을 보자마자 그 직업과 정확히 매칭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말 한 마디 하지 않았지만 단번에 설득되는 부분이 있었지요. 그 이유를 강연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그의 모든 선택에 전략적 메세지가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죠.
 
코로나 이후 당겨진 미래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됐고, 빅데이터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은 더더욱 가치 있는 정보가 되었습니다. 송길영 님의 메시지에 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그냥 하지 말라>는 책은 2021년에 출간된 책입니다. 부제는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입니다. 10여년 전. 강의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부분이 여전히 유효한 듯 합니다. 아니 더 명확해졌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기술 혁신이 삶을 변화시키는 속도가 점차 빨라집니다. 이런때일수록 빠른 실행력이 성공의 키워드가 되기도 합니다. 완성된 계획을 가지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시장에서 검증과정을 거친다음  피드백을 수용하고 계획을 보완하는 과정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냥 하지 말라니… 어떤 뜻의 제목일지 궁금했습니다. 읽어본 결과 '하지말라'가 아닌 '그냥'에 방점이 찍혀있었습니다. 새롭게 시도해보되, 기록된 과정이 경쟁력이 되기 때문에 '그냥'은 하지 말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좋은 영화를 보고 나면 새로운 해석이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생성됩니다. 보고 난 뒤, 더 많은 이야기거리가 나오지요. 저에게 이 책이 그랬습니다. 책 내용을 보면서 저는 미래의 직업세계에 대한 상상력이 동원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술 발달에 따른 업무 환경의 변화가 삶의 가치 또한 변화시킬 거라 생각했지요. 커리어상담사인 제 시점에서 중요 포인트 2가지를 짚어볼까 합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직장인이 꼭 알아둬야할 첫 번째는 '관리자말고 실무자가 될 것', 두 번째는 'n잡은 위험을 분산하지만 축소할 수 없다'입니다.  
 
관리자말고 실무자가 될 것. 보통의 경우, 경력이 쌓여 직급이 높아질수록 실무에선 멀어지고 관리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이 늘어났습니다. 책임이 늘어난만큼 급여도 높아지지만 업무스킬을 갈수록 퇴보하지요. 그러다보니 빅데이터에 '상사'하면 연관 어휘로 '무능'이란 단어가 급부상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실무에서 멀어진 관리자가 주된 직장을 그만둘 경우, 20여년간 한 직장에서 일하고도 나를 먹여살릴 '업'을 얻지 못합니다. 한술 더 떠 팬데믹 이후 무능한 관리자의 역할마저 축소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언택트가 필수였던 날들. 기술이 뒷받침 되지 못했다면 인류에게 큰 화가 되었겠지만 화상회의, 가상현실 등. 업무를 추진하는 데 큰 어려움 없었습니다. 우리는 그간 불가능이라 여기던 재택근무를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됐지요. 따라서 관리자가 없는 각자의 공간에서 실무자의 업무 총량이 완성품이 되었습니다. 관리자의 역할이 희미해집니다.  
 
기술의 발달은 일하는 장소뿐만 아니라 고용형태도 바꿔놓았습니다. 앞으로 정규직, 공채와 같은 고용형태가 점차 줄고 프로젝트 단위로 전문가들이 만나 일하고 해체하는 형식으로 업무가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더더욱 유연하고 유기적인 형태로 기업이 운영될 것입니다. 그렇게되면 근퇴관리나 성실성, 자기계발, 성숙한 의사소통방식 등은 개인이 생존하기위해 스스로 관리할 영역이지 관리자가 이끌어낼 영역이 아닙니다. 일하면서 좋은 성과를 '직접'내는 것은 물론이고 일하는 태도에 대한 평판은 매우 중요해집니다. '업'에 대한 업데이트를 끊임없이 하는 것,  이것을 책에선 '현행화'라고 합니다. 현행화를 위한 성인학습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내가 생산해낸 메세지가 파워를 갖기 위함입니다.  
 
두 번째는 고령사회가 돼 '업'보다 내가 더 오래 살아남게 될 우리에게 n잡이 위험을 축소시킬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요즘 중장년층이 세 명만 모여도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퇴근하고 너는 사이드잡으로 뭐 해?" 한 직장에 영혼을 팔아 일해도 내 노후를 보장 받을 수 없습니다. 사실 노후까지 바라볼 겨를도 없습니다. 월급이 오르는 속도로는 올라가는 집값이나 물가를 감당하기 힘듭니다. 그러다보니 퇴근 이후에 또 다른 시도가 필요합니다. 돈 나가는 구멍이 여럿이듯, 다양한 채널로 수입을 벌어들이는 겁니다. 대부분 플래폼 노동자입니다. 그럴수 밖에 없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거의 없고, 그 일을 하기위해 필요한 투자비용이나 학습시간이 매우 적기 때문입니다. 책에선 아래와 같이 언급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생존에 내몰린 개인들은 어떤 해법을 찾을까요? 자신의 일을 분산시킵니다. 종신고용이나 전일제 근무를 지양하고 여러 가지 일을 조금씩 수행하는 접근법입니다. 최근 직장인들이 배달 서비스를 한다는 뉴스도 많이 나오죠. 쉬는 시간에 잠시, 퇴근길에 잠시 배달한다는 이야기들. (생략) 올인은 보상체계가 충분하고, 그 시스템이 항구적이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직도 기관도 생존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환경변화도 빨라서 올인이 힘들어지고요. 그래서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 포트폴리오 전략이 생존에도 적용됩니다. 다양한 정체성이 폄하되지 않고 권장됨에 따라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체성은 오늘날의 사회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증표인지도 모릅니다.」
 
부케를 발휘해 자아실현하는 하는 방향으로 n잡러를 한다면 다양성을 꽃 피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일에 집중한다면, 당장 대출이자나 자녀교육비를 충당할 순 있지만 미래를 준비하긴 어렵습니다. 송길영 님은 프로세스가 잡힌 기술들은 자동화되기 매우 수월하며 인간으로서 경쟁력을 갖고 할 수 있는 일을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하나는 플랫폼 소유주가 되는 것입니다. 거대한 글로벌 비즈니스는 미래에도 여전히 가치가 있겠죠. 문제는 난망한다는 겁니다. (줄임) 좀 더 현실적인 방법은 나만의 작은 비즈니스를 하되, 장인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입니다. 」 너무나 공감하는 주장입니다. 전제는 '현행화하는 마스터'여야 합니다. 일본의 경우 가업을 잇다보니 100년이 넘는 작은 기업을 어렵지 않게 볼수 있습니다. 장인들입니다. 그러나 급변하는 미래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코로나로인한 언텍트사회에서 그들의 경제는 퇴보하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이는 오리지널티의 가치가 퇴색된 것이 아니라, '현행화'의 중요성을 말해줍니다. 
 
책 내용 중 '성장'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있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분주해지고 복잡해지면서 각자의 일이 분업화되고 있어요. 지금은 글로벌소싱도 가능합니다. 내 일이 전문화됐다 해도 전체와의 상호연관성이 희미해지면 그 결과물이 어떨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엔가 또 소외됩니다. 분업화되는 일은 언젠가 프로세스화되고, 그러면 자동화가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자기 역할을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전체 시야를 가지고 내가 하는 일을 하나의 업으로 승화시킬 만큼 수련과 관점을 높이는 작업이 요구됩니다. 그렇게 내 삶을 정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생활근육이 저는 '성장'이라 생각합니다. 」 저는 이 단락을 읽고 '미래를 준비하는 성장의 방향은 이래야 한다!'라고 느꼈습니다. 결국 미래를 준비하는 직장인들은 '현행화하는 마스터'가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