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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친구 많은 범재가 외로운 천재보다 낫다 본문
<다이버시티 파워(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 책의 제목입니다. 제목을 보는 순간 설렜습니다. 저는 다양성이 우리를 보다 자유롭게 하리라 생각합니다. 명확한 근거없는 확신(?)입니다. 그래서 개개인이 '나답게' 살아가는 사회를 상상해보았습다. 다양성지수가 높은 사회는 남과 나를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역도선수 a씨와 b씨의 가치를 비교하려면 그들이 경기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를 수치화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비교합니다. 그런데 역도선수 장미란과 수영선수 박태환을 같은 선상에 두고 가치를 비교할 수 있을까요? 어렵습니다.
이처럼 비교가 어렵고, 서로의 다른 점을 존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분명 변화할 겁니다. 자신의 삶을 만족하며 사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위너 혹은 성공의 범위가 더 넓어집니다. 그런데 능력주의 혹은 경쟁사회에서 위너는 극히 소수입니다. 피라미드 맨꼭대만이 위너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그럼 극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우리는 루저처럼 느끼거나 박탈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말이 금수저와 흙수저가 아닐까요? 금수저와 흙수저 자체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거기에 무지개빛 총천연색 수저들이 생겨 다양성이 높아지면 흙수저라고 치부했던 우리의 삶도 새로운 색을 찾아 행복하지 않을까요?
결국 우리 사회의 다양성이 높아지려면 개개인의 삶이 달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부분에서 아주 작은 역할을 맡아보고자 합니다. 그런 믿음을 갖고 일하는 저에게 '다이버시티 파워'라는 책은 그저 빛이었지요. 이 책에 대한 기대가 컸던만큼 서론이 길었습니다.
책에는 다양성이 희생된 곳에서 일어난 처참한 사고나 결과를 알려줍니다. 미국의 CIA, 혹은 어떤 기업, 연구집단 등을 예로 알려줍니다. 반대로 다양성이 살아났을 때, 보다 복잡한 문제들을 개선해낼 수 있었음을 실험이나 현재 있었던 사례를 들어 설명합니다. 책을 읽으며 다양한 것들이 떠올랐습니다. 먼저 오바마의 연설이었습니다.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인 이유를 다양성과 관용의 힘에서 찾았습니다. 그런 미국이 다양성을 놓친 순간, 테러를 막을 수 없었다고 책에서 말합니다.
책에선 인지 다양성의 중요성을 말하며 이를 높이기위한 리더쉽과 조직의 구성도를 언급합니다. 계급서열은 생존에 필요한 메커니즘이기에 자연스럽게 인류사회에서 발달되어 왔습니다. 따라서 수평적 구조가 높은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으나 만능은 못됩니다. 인류는 불확실성이 만연한 시기에 언제나 지배적인 리더십을 택했고, 이것은 본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보상 통제'가 이를 설명해주는 개념이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다차원적으로 복잡한 문제일수록 동질성조직보다 다양성조직이 더 효과적인 해결방법을 찾아낸다고 합니다. 결국 계급서열에서 지배체제가 아닌 명망있는 리더쉽을 만나면 훌륭한 결과를 만들어 냅니다. 책에선 명망과 지배의 차이를 지위특성에 맞게 비교해놓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을 한 번 되돌아봅시다. 불확실성이 크고 복잡할수록 다양성이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데 어떤가요? 과거에는 단순하고 예측가능한 삶이었기에 다양성이 힘을 쓰지 못했을까요? 4차 산업혁명이 있기전 3차, 2차, 1차. 이를 거슬러 올라가 채집과 사냥을 하던 그 시절도 언제나 불확실성은 팽배했습니다. 저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뉴스에서 '예측 가능하고 안정되며 평화로운 시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한 차례도 들은적 없습니다. 그런데도 인류는 지금껏 성장하고 발전해왔습니다. 다양성을 언제나 존중해왔던 것도 아닐텐데요.
두번째는 다양성을 키워내겠다는 조직에서 새로운 혁신이 일어났었나? 하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통섭'이 왜 파워를 가졌는 지 이해하게 됩니다. 이 또한 인지적 다양성이 준 결과입니다. 기업에서 이 같은 효과를 보고자 화장실을 건물의 가운데에 두고 여러 부서의 직원이 섞이게 한다는 지. 하드웨어 뿐만아니라 기업문화에서도 이러한 것들을 정착시키려 노력했습니다. 저 또한 그 흐름 속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사무실 데스크의 칸막이를 모두 없앤다던지, 탕비실의 위치를 건물의 한 가운데에 디자인한다던지. 호칭을 직책으로 부르지않고 닉네임이나 ~님으로 호명하는 문화도 만들었죠.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서는 그것이 업무의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몰입할 수 없는 환경이라며 스마트폰의 알람을 끄고, 개인만의 공간이 제공되야하는 등. 또 새로운 바람이 불었죠. 두가지 모두 저는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피부로 느끼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뭐였을까요?
우리는 본래 타고나기를 자신만의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본래 빨간옷, 파란옷, 초록옷을 입고 있는데, 다양성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으로 다 똑같이 파란색 옷을 입혔습니다. 그러다가 또 어느시점에는 다양성이 중요하다고 파란색 옷을 다 벗기고 무지개색 옷을 똑같이 입힙니다. 이것이 과연 다양성을 높이는 일일까요? 본래 파란색 옷이 자신의 것이었던 사람은 무지개색 옷이 나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고달픈 애씀이 됩니다. 흙으로 만든 수저가 나의 정체성인데 다양성이 혁신을 일으킨다고 무지개빛 수저로 바꿔버리면... 그 또한 능력주의를 지향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저는 다양성이 또다른 '평균'이 되지 않길 바라봅니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 '다양성을 실제 일과 삶에 적용하려면?'이란 글이 나옵니다. 내용 중 인상적인 부분은 '주는 자세'입니다. 다양성의 효과를 볼려면 협업이 중요하죠. 성공적인 협업을 위해서 무엇보다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얘기입니다. 뒷바침으로 애덤 그랜트가 언급한 기버와 테이커에 대한 내용이 언급됩니다. 상식적으로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람은 이기적인 사람보다 베푸는 사람이되겠지요. 영화 웰컴투동막골을 보면 동막골에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외부인들은 이들을 통제하기위해 무던히 얘를 쓰지만 잘 되지 않았죠. 그런데 아무런 힘이 없어보이는 이장님은 큰 소리 한번 없이 마을사람들을 통솔합니다. 마을사람들을 모두 바꾸려고도 하지 않죠. 그 비결을 묻자 이장님은 "뭘 많이 매겨야 돼~"라고 간단히 대답합니다. 아마도 '주는 자세'를 뜻하는 게 아니었을까요? 내가 누군가에게 득이 될때, 다양한 사람들이 나와 함께 할 테니까요. 연결과 공유의 힘이 혼자 소유하는 것보다 더 가치있음을 우린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유튜버만 봐도 알 수 있죠?^^)
저는 부모로서 아이를 키우다보면 내 아이와 잘 맞는 친구를 만나길, 큰 트러블이 없을만한 비슷한 성격과 비슷한 처지의 친구를 만났으면 좋겠단 마음이 종종 듭니다. 다양성 측면에서 보자면 그것은 아이에게 절대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친구많은 범재가 외로운 천재보다 낫다'는 제목은 책에서 찾아낸 글귀입니다. 평범한 내 아이가 다양성 파워를 갖게 하려면 다양한 친구들과 교류하고, 지금 당장은 손해보더라도 '주는 자세'를 익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저 또한 타인의 다른점을 보다 긍정적으로 받아드리고, 기버가 되는 일을 억울해말고 조금은 즐겨봐야 겠습니다.
이 책의 임자는?
- 다양성의 효과를 보고 싶은 개인 또는 집단
- 다양성과 효율성이 대척점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
- 나랑 공통되고 닮은 사람들하고만 놀려는 사람
-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주저함 없이 나누고 큰 지혜를 만들어나가는 비벙르 알고 싶은 분(송길영 저자의 추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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