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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통한다, 저자 박재연 본문

책-임자(이 책의 임자는?)

사랑하면 통한다, 저자 박재연

O:nle 2022. 6. 15. 16:40

이 책의 작가를 처음 알게된 것은 세바시였습니다. 그녀는 '내 감정을 책임질때 찾아오는 자유'라는 주제로 무대에 선 강연자였지요. 감정, 책임, 자유라는 단어가 한 문장에 묶여 있는데 단박에 이해하긴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몇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첫번째 물음은 보통의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에 책임을 지지 않나?

두번째 책임과 자유는 반대선상에 있을 것만 같은데, 책임 끝에 왜 자유를 얻는 걸까?

세번째 감정은 자연스럽게 일고 지는 것인데 내가 책임지고 말고 할 일인가? 

 

감정을 책임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지 궁금했습니다. 영상을 보는 데, 저는 이해력이 좋지 않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했지요. 두번 세번 반복해서 영상을 되돌려 보았습니다. 강연자는 담백하고 유쾌한 톤으로 말하고 있으나 그 메세지는 절대 가볍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뭔지 잘 모르겠지만 지금 내 인생에 저게 중요한거 같애'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래서 작가가 하는 말이 어디에 근원을 두고 있는지 더 알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찾게 된 책 <사랑하면 통한다>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낸 첫 번째 책입니다. 작가가 그간 느끼고 깨달은 바를 하나의 이론서로 완성해 첫 책을 낼때, 그 의미는 매우 클 것이라 짐작됩니다. 그런 생각으로 책을 한장 한장 읽었습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 고백, 연민, 연결, 소통. 네가지로 작성돼 있습니다. 영상에도 이 4가지가 등장합니다. 자기 감정에 책임을 지기위한 단계로 설명됩니다. '고백'의 아랫글로 쓰여진 것들에 작가의 유년시절이 등장합니다. 자기개방을 꾸밈없이 합니다. 엄청난 용기라 생각됩니다. 그 다음은 '연민'입니다. 고백을 통해 내 안의 욕구를 찾아내는 일입니다. 그리고 상대의 욕구 또한 인정합니다. 이것이 연결입니다. 그리고 대화로 소통합니다. 

 

방법은 '관찰'하는 것입니다. 평가나 판단하며 내 생각을 주장하지 않고 다만 관찰하는 것입니다. 관찰한 내용을 말하고, 그로 인해 나에게 생긴 감정을 얘기하고, 그 다음은 내 욕구를 말하는 겁니다. 여기까지가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관찰한 내용을 느끼는 것에 머물지 못하고 생각에 빠지게 된다고 합니다. 책에는 '생각이 섞인 느낌은, 우리가 느낌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자극을 판단하고 있는 의견,신념, 아이디어를 포함하는 인지적인 것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이럴경우 연결이 아니라 단절에 가까워집니다.

 

우리가 갈등을 경험할 때 서로의 욕구가 충돌할 경우보다 각자가 그 욕구를 충족하려는 수단과 방법을 고집함으로써 갈등을 겪을 확율이 높다고 합니다. 중요한 욕구는 놓치고, 수단과 방법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서로가 옳다고 믿는 방법속에 갇혀서 상대에게 강요하고 비난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쓴다고 합니다. 이 내용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얼마전 남편과 겪었던 갈등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가족간 친밀감, 소속감을 느낄 수 있길 바랐습니다. 매년 1번은 해외로 가족여행을 떠났는데 코로나로 멀리 가기 어려워졌죠. 그럼에도 저에게 가족여행은 중요했습니다. 제가 가진 욕구를 채울 수 있는 좋은 수단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남편은 국내여행에 큰 흥미가 없었고 가족여행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았습니다. 이로 수단과 방법을 두고 서로 다투었습니다.

 

제가 가진 가족간 친밀감에 대한 욕구는 남편의 욕구와 결코 충돌하지 않습니다. 남편도 가족간 끈끈한 친밀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지금 생각해보니 저에게 가족여행이 어떠한 의미이고 이것을 통해 얻고자하는 저의 욕구를 설명하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하는 말과 행동을 관찰하고 느끼는 바를 솔직히 표현해야 했습니다. 그러지 않고 논리를 따지고, 말꼬리를 잡고 화를 내었습니다. 사실 제가 가진 욕구는 꼭 가족여행으로만 채울 수 있는 건 아니지요.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나에게 일어난 감정을 외면하거나 억압하지 않고 그대로 보듬어내는 것  '책임'지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감정과 연결된 욕구를 찾아내고, 그것을 타인과 연결지을 때 비로서 그 감정을 해방시켜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을 자유라고 표현한 듯 합니다. 내가 초대한 적 없는 불편한 감정의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렇다고 문전박대하면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손님때문에 저는 밖을 나갈 수 없습니다. 집안에서 쉬는 것도 불편하지요. 반가운 손님이 아니더라도 잘 보살펴서 돌려보내야만 합니다. 그래야 저또한 언제든 자유로이 외출하고, 편히 집에서 쉴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임자는?

- 나와 연결된 사람들과의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처리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

- 스스로에게 솔직하기엔 아직 용기가 부족한 사람들

- 비폭력대화로 삶의 작은 변화를 희망하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