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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월급받으며 자아실현 할 수 있나요?

O:nle 2020. 3. 6. 16:38

"동료 중에 일중독자라 불리는 사람이 있어요. 일을 더 한다고 급여를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밤낮없이 일을 해요. 그 사람을 보면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나?'싶으면서도 일로서 자아실현 하고, 열정을 다하는 그 사람이 부럽기도 합니다. 같은 일을 하지만 저한텐 그런 열정이 없거든요. "

 

매슬로의 5대 욕구를 보면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소속과 사랑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습니다. 이 이론은 일에서도 적용 됩니다. 첫번 째 생리적 욕구. 일의 보상으로 월급이 나오고, 그 돈으로 따뜻한 주거지를 마련하고, 배를 불릴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상위의 욕구를 원하게 됩니다. 안전욕구, 신체와 감정적인 위험으로 부터 보호되고 안전해지길 바라는 욕구입니다. 업무의 성격 상 위협이 높으면 이를 보상하기위해 더 높은 임금을 제공합니다. 요즘 단순 반복하는 일은 로봇이 대체하고 있어요. 로봇이 할 수 없는 감정노동은 인간이 주로 맡고 있습니다.(앞으론 이 일도 AI가 대체한다고 하죠?) 감정노동으로 정서적 불안감이 커지고 안전욕구를 채울 수 없다보니 '힐링'을 많이들 찾습니다.

 

세번 째는 소속과 사랑욕구입니다. 회사에 나가면 함께 일할 사람이 생깁니다. 집단에 받아들여지고 동료가 있다는 것. 안전욕구를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개개인이 모여 '우리'가 되면서 내가 속한 곳의 가치를 높이고 집단을 견고히 합니다. 이것이 과거 '가족 같은 문화'를 만들어냈었죠. 요즘은 개개인의 특성을 살릴 수 없는 '우리'의 소속감을 불편해합니다. '자발적 고립'을 선택한고 '가족같은 기업'을 극혐합니다. 대신 취향해 맞는 여러 소속을 만들어 냅니다.  

 

존경욕구, 그렇게 조직의 구성원이 되고 나면 단순한 구성원이 아닌 그 이상이 되고 싶은 욕구가 생깁니다. 회사는 이 욕구에 맞춰 성과 중심의 승진제도를 만듭니다. 가장 큰 이득을 가져온 사람에게 권력을 줍니다. 그리고 존경욕구보다 하위에 있는 욕구(생리적욕구, 안전욕구, 소속과 사랑욕구)를 넘치게 충족시켜, 조직 의존도를 높입니다. 권력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도 '줄 세우기' 경쟁의 시스템 속에서 자존감에 상처를 입거나 보상으로 희열을 느낍니다.

 

마지막 자아실현욕구는 욕구위계의 최상위에 속합니다. 궁극적 목표라고도 합니다. '자기 자신의 능력과 개성을 충실하게 발전시켜 완벽하게 이루는 것'(어학사전)이라 설명합니다. 자신의 가치관을 충실히 실현하려는 욕구입니다. 성장을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내려 합니다. 생리적 욕구, 안전욕구, 소속과 사랑욕구, 존경 욕구. 이 4가지는 직장에서 월급받으며 채울 수 있습니다. 저는 자아실현 또한 월급받으면서 할 수 있을지, 앞서 작성한 '좋은 회사'라면 자아실현을 이뤄 줄지, 고민했습니다.

 

우리는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일에 쏟아붓습니다. 그러다보니 일은 자아실현 하는 수단이자 목표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아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 '일'은 아닙니다. 따라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최종 목표가 '일로 자아실현하기'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일하는 게 괴로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변에서 일을 진심으로 즐기거나, 일로 자아실현한다는 사람을 부러워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아서' '가치 있는 일이 아니라서' 등 스스로 갖추지 못했다는 생각이 일어납니다. 우리는 그 고민을 하기 전, 궁극적으로 물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월급(생산)을 위해 하는 일이 자아실현으로 완성될 수 있을 까?

 

「인간의 본질은 노동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귀족이나 양반 같은 상류층 계급은 한결같이 노동에서 벗어난 집단이었다. 그래서 정신 활동에 매진할 수 있었다」(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12p/고미숙) 고대 그리스시대의 귀족은 노동을 천시했습니다. '생산'하려고 하는 활동을 고결하지 못하다고 느꼈죠. 성경에서 노동은 하나님 눈 밖에 난 아담이 받은 벌이었습니다. 평생 수고하여야 소산을 먹을 수 있고, 땀을 흘려야 먹을 것을 얻게 된 것 입니다. 인류역사상 일은 자아성찰의 환희가 아니라 고행에 가깝습니다.

 

저는 원하는 분야에서 원하는 일을 좋은 직장에서 해본 적 있습니다.(모두가 주관적인 제 기준입니다.) 조직의 존립이유와 저의 가치가 일치하는 곳이었죠. 그곳에서 일할 때, 자아실현의 욕구는 커지고 자기계발에 집중했습니다. 새로운 일을 만날 때마다, 저의 부족한 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일의 완성도를 높히고 제대로 해내고 싶은 욕심이 커졌습니다. 결핍을 채우기위해 능력, 기술, 지식을 쌓는데 노력했습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일로 풀어냈지만 일 밖의 삶과 일치되진 못했습니다. 그 차이만큼 죄책감이 들때도 있었고요. 결국 더 나은 인간이 되고자 새로운 고민에 들어섰습니다. 직장을 벋어나도 삶이 저의 활동처이길 바랐습니다. 이것 외에도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에서 불일치가 이러나기도 합니다. 그럴 때, 개인은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원하는 일을 하기위해 하기싫은 일도 일부 해야 했지요.(도덕, 윤리와는 무관합니다) 이를 합의하며 급여와 일정 시간을 맞바꾼 것이니까요. 직장인은 자율권을 일부 잃게 됩니다.

 

좋아하는 일로 성과를 내는 사람들 모두가 자아성찰을 이루지 않습니다. 반대로 썩~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도 그 일과 별개로 우리는 자아성찰을 이루기도 합니다. 일로 승부보려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월급받으며 일하는 게 괴로운 건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이 점을 인정하면 우리는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자아실현, 삶의 핵심가치를 일 밖에서 실현하려면?

<삶의 핵심가치는 일 밖에서도 이룰 수 있다>

 


천천히 생각해보기

1. 책추천 : 오늘일은 끝!(일을 통해 자아실현 한다는 거짓말) 폴커 키츠

2. 당신에게 '일'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