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1학년을 마치며- 본문

진로상담사의 육아일기

1학년을 마치며-

O:nle 2023. 1. 6. 00:21

“엄마 나 선생님한테 선물하고 싶어”

“왜?”

“1년동안 수고하셨잖아. 이제 내일까지만 우리반 선생님이고 내가 2학년되면 선생님이랑 수업못하잖아.”

“그치~ 이제 겨울방학하고나면 건우는 2학년때 새로운 선생님 만나니까. 어떤 선물 하고 싶어?”

“오늘 선생님한테 물어봤어. 랍스터나 그런 무리가는 거 말고 좋아하는 간식 뭐 있으시냐고. 그랬더니 커피 좋아하신대.”

“그럼 엄마랑 집앞 커피숍에 커피사러 갈까? 건우가 소비하려고 모아둔 저금통에서 돈가져와~“

살짝 고민하더니 만원을 빼, 손에 쥐었습니다. 그리고 커피숍에서 드립커피팩을 하나 사고, 자신이 마실 음료수를 하나 고른 후 돌돌말아 접은 만원을 내고 계산했지요. 사실 그 돈은 닌텐도 게임팩을 사려고 모아둔 돈이었습니다. 좋아하던 뽑기도 안하고 모운 돈이었지요.

“건우 게임팩 사려고 했던건데, 어쩌지?”

“괜찮아. 산타할아버지거 준 개임팩이 생각보다 어려워서 끝판 깨려면 시간이 좀 필요할 거 같애.”

내일은 종강식을 가지는 모양입니다. ”선생님이 우리가 어른이 되도 어릴때 모습이 남아있어 알아볼 수 있대. 그때 선생님 만날꺼야.“라고 말하며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포장합니다. 얼마나 기특한 지 모르겠습니다. 1년간 자신을 가르쳐주고 돌봐준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 질문한 그 마음이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건우가 어른되면 선생님 랍스타도 사드려~“(랍스터가 비싸서 자신에게 무리가 된다는 건 어떻게 알았을까요? ㅋㅋ)

“응!“

아들은 담임 선생님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개인사정으로 학교를 하루 안나오시면, 다음날은 꼭 선생님이 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지요. 그런 좋은 선생님을 첫 담임으로 만난 것에 감사했습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생명체에겐 누구나 부모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꼭 스승을 얻게 되지요. 학교를 가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없고, 꼭 누군가에게 배우게 되니까요. 아이에게 최고의 행운은 좋은 부모를 만나는 것이겠죠? 하지만 그 운이 따르지 않더라도 두번째, 스승 운이 있다면 그 아이의 삶은 윤택하고 풍요로워집니다.

아들의 마음이 이뻐서 저금통에 만원을 다시 채워주기로 했습니다. 내일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잘 전하고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