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아침형인간 해보니 어때? 본문

오늘살이

아침형인간 해보니 어때?

O:nle 2021. 1. 14. 14:48

꽤 오래전부터 해오던 생각이었습니다. '아침형인간이고 되고 싶다' 이유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주로 새벽 2~3시에 잠들어 늦은 아침, 피곤한 상태로 눈을 떠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평일엔 회사에 나가기위한 휴대폰 알람 소리, 주말엔 아이의 아침식사를 위해 몸을 일으켰지요. 그렇게 하루를 시작하면 몸도 마음도 찌뿌둥합니다. 하지만 난 타고나길 '올빼미형'이란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모두 잠든 나만의 시간, 새벽녘을 즐겼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재우고, 나만의 시간이 찾아오면 손톱만한 작은 버튼을 누릅니다. 티비 리모콘이지요. 그리고 소파에 몸을 뉘면 2~3시간은 그냥 흘러갑닌다. 머리가 싹 비워집니다. 그러다 눈이 피곤해지고, 몸이 버티지 못해 잠이 듭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낸게 부질없다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렇게라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며 작은 위로를 얻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저에게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했지요. 한 과학자는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이 가진 유일한 차이점은 일찍 일어나는 부류가 지나치게 우쭐댄다는 정도입니다.”란 말을 합니다. 저 말을 믿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닝미라클을 찬양하는 말들이 나올때면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다른거지? 어떤 변화가 생기는 거지?

 

그래서 해보기로 했습니다. 4:30분에 눈뜨기위해 9시엔 잠에 들려고 노력했습니다. 다음날 어쩌다 번쩍 눈이 떠졌습니다. 새벽에 눈을 떠, 커피 한 잔 마시고, 소파가 아니라 책상에 앉게 됐습니다. 그리고 2시간동안 책을 읽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죠. 한달동안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며 읽지 못한 책을 3일간 새벽에 일어나 다 읽게 됐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쓰고도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하루 전반을 여유롭게 보냈습니다.

 

새벽에 눈뜨는 게 즐거우니 억지로 노력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러다 어느날은 휴대폰 알람소리에 강제 기상을 하게 될때도 있었습니다. 그럴땐 다시 눈을 질끈 감고 누어있게 됐습니다. 내 의지가 아닌 휴대폰의 알람소리가 나의 잠을 방해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 어느 날은 곁에 엄마가 없다는 걸 안 아들이, 엄마를 찾으러 잠자리에서 나와 하는 수 없이 다시 잠을 청해야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어느날은 6시, 또 어느 날은 4시에 시작하기도 하고- 너무 일찍 하루를 시작해 낮잠을 자게 될 때도 있었지요. 

 

이 과정을 거치며 생각한게  있습니다. '오늘 아침 눈을 뜨는 시간 하나도 내 뜻대로 이루기 어렵구나. 하물려 내 인생을 내가 원대로만 사려는 것은 너무나 큰 욕심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느날은 뜻대로 일어나기도 하고, 어느날은 그렇지 못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그렇지 못한 날, 나를 구박하진 않습니다. 그럼 다음날 일찍 일어나려는 시도조차 하기 싫을테니까요.

 

그렇게 평소보다 아침 일찍 눈을 떠보니 아침형일때 유리한 것이 있단 생각이 듭니다. 원하는 '모드'로 그 시간을 연출하기에 유리합니다. 저녁엔 가족과 식사를 하고, 티비를 보며 주로 휴식을 취합합니다. 그런다음 혼자 새벽시간에 책에 집중하거나, 글을 쓰거나, 공부하는 일로 모드 전환을 하는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어떤 모드를 전환할 필요없이 원하는 데로 시간을 쓰면 됩니다. 결국 오늘 하루 내가 하고자했던 가장 중요한 일을 이 시간에 시작하면 이 시간을 꽤 밀도있게 씁니다. 그리고 나의 하루를 내가 주도해서 시작했다는 것이 그 이후의 시간 또한 그렇게 보내고 싶게 만듭니다. 오늘 하루를 시작하는 태도가 '자기주도적'모드로 맞춰지는 듯 했습니다.  

 

저는 사실 아침에 가뿐하게 눈을 뜨는 사람들은 체력이 넘치는 사람들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녁형일때나 지금이난 체력이 없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아침에 일찍 눈을 뜨는 즐거움이 쏠쏠합니다. 이렇게 2021년 새로운 습관을 장착하고, 제 하루를 보다 세밀하고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연습을 해야겠다 생각합니다. 나의 하루를 온전히 주인으로 보내려면 그 시작이 중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렇게 하루 하루를 쌓여 간다면, 만족된 내 인생을 만들 수 있을 듯 합니다.

 

모닝미라클로 내가 부자가 된 것도 아니고, 능력자가 된 것도 아니지만 작은 배움과 만족이 있었습니다. 이것으로 해볼만 하다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