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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제가 사회생활 못하는 성격일까요?(feat.아니라고 말해!)"

O:nle 2020. 11. 19. 01:26

"최근 1년 사이에 직장이 3번 바꼈어요. 직장인으로 적응을 못하는 걸까요? 제 성격이 사회생활하기에 안맞는 건지... 부모님은 저더러 참을성이 없다고 하시는데, 남들은 잘도 참는 걸 왜 저만 못참고 퇴사하는 걸까요? 그런데 시스템이 바뀐지 얼마 안됐는데 요구하는 게 너무 많아요. 이 회사 너무 상식적이지 못하잖아요. 그만둘만 하지 않나요?"

 

한해를 마무리하며 지금 다니는 회사를 1년 더 다닐 가치가 있는 지, 고민하시는 분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데 잦은 퇴사를 하거나, 이른 퇴사(입사 후 1년 이내)를 고려하는 분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고민이 있습니다. 퇴사의 사유가 자신에게 있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 합니다. 그래서 회사를 그만둘 수 밖에 없는 점을 찾기위해 함께 일하는 사람을 부정적으로 보고, 회사의 문화를 부정적으로 보고, 일하는 환경를 부정적으로 해석합니다. 결국 그 회사를 그만둔 이유를 물었을 때, 그 회사가 얼마나 이상하고 문제가 많았는지 끝도 없이 설명하지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그럴만 했어'라는 동의를 얻으려 합니다. '누구든지 그런 상황이라면 그런 결정을 내렸을꺼야'라는 말을 들으면서 불안을 피해봅니다.

 

나의 특이성이 퇴사를 이끌고, 입사도 만들었습니다.

 

위 사례자는 '참을성'이 없다는 얘기를 종종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퇴사하는 이유가 늘 사람들간의 관계였지요. 매번 입사할때마다 이번만은 사람들간의 관계로 퇴사하는 일이 없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되자 자신에게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고민하게 됩니다. 그 이후로 자신의 성격, 타고난 기질을 약점으로 해석합니다. 자신의 성격과 기질을 모두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니 스스로를 질타하게 됩니다. 많이 힘들어 방법을 바꿉니다.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기위해 회사와 동료, 상사를 탓하기로 합니다. 가끔은 이러한 행위를 '자존감'이 높다고 생각하거나, 자기애가 강하다고 여깁니다.

 

사람들이 가진 강점과 약점은 닮아있습니다. 관건은 조율이지요.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강점은 자칫 우유부단하다는 약점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따라서 자신이 생각하거나 남들이 말하는 약점은 사실 당신에게 강점이기도 했던 겁니다. 퇴사를 하게 만든 것이 '참을성 없는 모습'이라면, 의심되는 부분이 있으면 ‘참지않고’ 꼭 되짚어보고 준비하는 모습이 그간 일을 지속시켰던 강점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쌓은 경력으로 취업을 했던 것이지요. 결국 가장 나다운 기질과 성격덕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좋은 점으로 발현될땐 인정해주고, 나쁜 점으로 들어나면 수용하지 않았던 것 뿐이지요.    

 

내 기질과 성격 때문에 퇴사해도 괜찮습니다.

 

나를 미워하지 않기위해 환경, 주변 사람을 문제삼는 것이 만족된 삶을 가져온다면 그 방법을 쓰면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해서 마음에 평온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매번 외부에서만 요인을 찾으면 결국 성장하기 힘들죠. 자신의 자아상을 '능력자'로 그리는데,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면 부족한 나를 혐오하게 되지요. 부족한 나를 인정하는 순간, 성장 곡선에 올라설 수 있습니다. 부정적으로만 보았던 상황과 사람들을 왜곡없이 보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특이점을 조율하면 됩니다. 하지만 남들에게 '어떻게 보여질까?'하는 생각으로 자신의 유능함을 입증하고자 버틴다면, 큰 스트레스 속에서 회사생활을 하게 됩니다. 이는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현명하지 못한 선택입니다.

 

실제 내가 다니는 회사나 동료, 상사가 감당못할 문제점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이 문제를 푸는 순서는 '나'를 먼저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남을 내가 바꾸는 것보다 개인 성찰이 훨신 수월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니까요.^^ '남들은 3,4년씩 잘도 다니던데... 한 직장을 10년씩 다니는 사람들도 있던데...'라며 남과 나를 비교할 필욘 없습니다. 나에게 세상 어려운 그 일이, 누군가에겐 비교적 쉬운 선택이기도 합니다. 퇴사가 비교적 쉬운 나에 비해 모르쇠하며 버티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죠. 누구나 자신에게 더 유익하고, 쉬운 선택을 합니다. 다만 그 선택에 대해 책임 지는 모습을 보이면 됩니다. 그것이 나의 선택을 온전히 수용하는 것입니다.

 

성찰의 기회를 갖는다면 누구나 강점이자 약점을 갖고 있고, 나도 상대도 완벽치 않은 인간임을 마음으로 이해하게 됩니다. 또한 내가 반복적으로 불편해 하는 순간을 알아차립니다. 위 사례자의 경우, 직장에서 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칭찬'이었습니다. 자신의 유능함을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기때문에 그 반대가 되는 경우, 견디기 힘들어하지요.

 

따라해봅시다.

"나는 상사가 나를 무능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 같아 이 상황이 속상하고 인정할 수 없었구나. 인정욕이 높은 내가 견디기 어려운 순간을 만났네. 나는 내 상사나 회사를 비난하거나 공격할 수도 있어. 근데 이런 방식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걸 원치 않아. 그렇다면 이 순간을 '그만두는 것'말고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볼래. 타인을 비난하는 에너지를 돌려 지금 이 순간을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나와 상사가 가진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위해 다시 얘기해봐야겠어. 그만두더라도 이 일을 지혜롭게 해결하고 그만두겠어. 나는 잘 해낼 수 있어. 이번에 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게 되면, 꽤 멋진 사람으로 성장하게 될거야."

 

실제로 이런 경험을 쌓고 나면, 다음에 똑같은 경우를 직면해도 보다 성숙된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이떄 찐 자존감이 생기고, 스스로를 찐 사랑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