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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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일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O:nle 2020. 7. 31. 14:22

"양초 만들기나 라탄 수공예만들기, 화장품 만들기 등 직업훈련으로 이것저것 필요하다 생각되는 건 대부분 배운 것 같아요. 자격증도 따고요. 강의를 하고 싶은 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할지 모르겠어요. 사람들은 어떻게 모집해야 할지, 강의 경력이 없는데 돈을 받고 강의를 해도 될지... 정말 막연해요."

 

직업의 조건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한국직업분류에서 직업 활동으로 갖추어야 할 요건으로 4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1)계속성 2)경제성 3)윤리성과 사회성 4)자유성(속박상태가 아닌) 입니다.

 

계속성은 주기적으로 행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경제성은 경제적인 거래 관계가 성립되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돈을 벌지않는 학생이나 자원봉사가 직업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윤리성과 사회성은 비윤리적이거나 반사회적 활동에 의한 경제적 이윤추구는 직업으로 보지 않습니다. 또한 사회적 기여를 전제조건으로 합니다. 마지막은 속박상태, 예를 들어 슬기로운 감빵에서 가구를 만들 경우, 계속성과 경제성, 윤리성과 사회성을 갖췄으나 직업으로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직업훈련을 듣던 사람이 일을 가진 직업인이 되는 시점은 어떻게 일어날까요? 특히 직장을 벗어나 프리랜서를 시작하는 분들이 이 고민을 많이 하십니다. 또는 일정 기간 직업훈련을 받고 커리어전환을 하거나 창직을 하시려는 분이 위 내담자처럼 고민하기 마련이죠.

 

‘일’이 만들어지는 과정

 

사회복지시설의 수용자나 수형자를 제외하고 직업훈련을 받던 학생이 모든 조건을 한 번에 갖출 방법은 일정 급여를 조건으로 근로계약서를 쓰고 취업하는 겁니다. 그리고 그 일을 주기적으로 계속하면 됩니다. 프리랜서의 경우는 어떨까요? 앞서 살펴본 직업의 조건의 순번을 바꿔 3)윤리성과 사회성 2)경제성 1)지속성 순으로 갖춰가며 직업이 완성됩니다.

 

그간 소비자였다면 이제 생산자가 되어봅니다. 다만 윤리성과 사회성을 갖춘 봉사자로서 시작합니다. 생산자로서 자신이 가진 컨텐츠를 소비할만한 사람들을 실제 만나보며 경험을 쌓는 겁니다. 그 일이 쌓이다보면 적은 소득이 생기게 됩니다. 예를 들어 손글씨 자격증을 따 학습하던 소비자에서 손글씨 강좌를 여는 생산자로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횟수가 늘면서 자신이 제공할 서비스를 섬세하게 다듬어보면 소득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옵니다. 경제성을 그때 갖추게 되죠.

 

그 다음 돈을 버는 강의를 이벤트처럼 한 번 씩 진행하다. 경험이 쌓이다 보면 한 번 강의했던 곳에서 또 다시 요청하는 일이 생깁니다.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일정 주기를 갖고 계속적으로 그 일을 하게 됩니다. 마지막 지속성을 갖추면서 이제는 '직업'이 됩니다.

 

상담을 통해 이런 패턴이 주류를 이룬다는 걸 알기에, 제2의 인생을 설계할 때 저는 봉사활동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내 이웃과 사회를 위해 자신의 능력을 나누는 프로보노는 결국 당신에게 새로운 커리어를 선물합니다. 그래서 직장인에게 프로보노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편입니다.

 

컨택트교육의 장점을 잘 활용할 것

직업의 조건 중 경제성을 갖출 때, 주로 어떻게 시작될까요? 상담을 하다보면 결국 ‘인맥’입니다. 특히 직업훈련기관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인연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환경 관련 강사 양성 과정이 있었습니다. 당시 자녀가 아토피가 심해 이것저것 생활 속에서 자연 친화적으로 살아보려는 노력을 많이 하던 때 였어요. 그때 수강생 모집 홍보물이 눈에 들어와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이 끝난 후, 수료증을 받고 그것으로 끝났습니다. 훈련기관이 해야할 일은 더 이상 없었어요. 그래도 용기내 찾아가서 무료로 하는 강의도 좋으니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꼭 불러달라고 요청했죠. 집에서 살림만 하던 제가 부탁 할만한 곳은 거기 밖에 없으니까요. 얼마 지나지 않아 교회단체의 노인분들을 대상으로 천연세제만들기 교육을 무료로 하게됐습니다. 그게 제가 맡은 첫 강의였어요. 지금은 지자체 사업을 따내 제가 기획한 강의를 중고등생들에게 하고 있어요.”

요즘 z세대는 언택트교육에 꽤 능숙한 고수입니다. 수능을 준비하며 지역에 살아도 인기강사들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들으며 준비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는 공시생으로 학습하기위해 또 온라인 강의를 듣습니다. 스펙쌓기위해 기술과 지식을 쌓는 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언택트교육에 익숙한 대다수의 청년들은 컨택트교육이 만드는 기회를 잘 활용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자격증 따려고 가는 건데, 온라인 강의보다 질이 떨어진단 생각이 들어서 그만뒀어요. 매번 버스타고 학원까지 가는 것도 시간 낭비 같구요. 혼자서 공부해도 충분할 것 같아요.”

상담하다보면 이런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유튜브에서 무료로 하는 강의도 상당히 많지요. 그러다보니 굳이 시간내 학원까지 직접가서 질이 떨어지는 강의를 들을 이유가 없다고 합니다. 일부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직업훈련기관은 지식을 전달하는 것 외에 또다른 매개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 분야에서 일과 연계된 정보를 많이 갖고 있죠. 평소 지각 결석 없이 성실히 참여한 훈련생들은 눈에 띄기 마련입니다. 혹 신입으로 자격을 갖춘 사람을 필요로 할 때, 직접 만난적 있는 성실한 사람을 추천 하는 경우가 생기죠. 뿐만 아니라 같은 분야에 관심을 가진 수강생들간의 네트워크도 ‘일을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러 가게 된 훈련기관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동료를 알게 되었습니다. 취향이 꽤 잘 맞아 시간 날때면 인기있는 커피숍을 찾아다니며 같이 공부했습니다. 저에겐 창업할 자본이 없었지만 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있었기에 그 동료의 창업을 도왔습니다. 가게를 오픈하는 일부터 두 세달 동안 가게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었죠. 그 경험으로 전문 음료 회사에 취업하게 됐습니다.”

언택트시대에 컨택트의 역할과 중요성을 얘기하고 싶은데요. 언택트시대일수록 ‘연결됨’은 더더욱 큰 권력이자 힘이 됩니다. sns가 활발한 요즘, 구독자에 따른 유튜버의 파워를 우린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온라인상 플랫폼으로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결국 그 사람이 가진 인적 네트워크는 자산과 능력이 됩니다. 그러다보니 해당 분야에 인맥이 없는 사회초년생일수록 컨택트교육이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직접 만나본 사람과 온라인 상의 관계는 조금 다른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육감의 동물입니다. 누군가에 대해 ‘안다’라고 할 때,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해도 ‘난 그 사람을 알아’라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하지만 한 번이라 같은 공간에서 식사 하며 쌍방의 소통을 한 사람이 있다면, ‘나 그 사람 알아!’ 라고 말하기도 하죠. 컨택트가 가진 힘입니다.

언택트 직업훈련이 당장에 시간을 절약하고, 지식을 쌓는 데 더 유리한 면을 가지고 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일을 만드는 데는 컨택트된 관계 속에서 예상치 못한 기회를 맡이할 경우도 많습니다. 주변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한 번 물어보세요. 그리고 아는 사람에게서 얻은 정보, 아는 사람에게서 얻은 기회를 그 사람만의 특수성이나 운으로 치부하지 마시고 현재 본인이 속한 곳에서 기회를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언택트와 컨택트 기술, 모두 잘 활용한다면 당신이 원하는 일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