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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일을 아는 것과 일을 하는 것은 다르다

O:nle 2020. 7. 8. 03:18

"오래 일하고 싶은데 그 회사는 퇴사자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채용공고가 꾸준히 나오는 거 보면, 회사가 별론가봐요. 시키는 일이 너무 많다는 말도 있던데..."


“전 마케팅과 홍보 업무를 해보고 싶어요. 전공과 달라서 당장 그 일을 해보기 어렵지만 도움이될만한 직업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그런데 같은 동호회에서 그 일은 하는 분을 우연히 만났어요. 스트레스 정말 심하다고 저한테 절때 이 분야로 이직하지말라고 조언해주더라고요. 말이 홍보지, 영업이라고 하던데, 전 영업은 못할 것 같은데... 고민되요.”

첫 직장 구직이나 업을 바꾸기위해 준비하는 내담자와 상담할 때, 진행하는 절차 중 채용 정보를 어떻게 얻는 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희망 직군의 정보를 얻는 방법도 파악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추천 등) 비율이 어떠한지, 주로 정보를 얻는 채널은 무엇인지 봅니다. 더불어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 의사’가 있는 기업을 선정하는 기준을 확인합니다. 또 ‘지원 의사가 없는 회사’의 이유도 파악해보죠. 이 때 자주 듣게 되는 말이 있습니다. 위 내담자의 말 처럼, 온라인으로 전직자나 현직자가 작성한 리뷰를 보고 회사를 평가해 지원을 하지 않거나, 지원서를 넣고도 면접을 보러 가지 않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또는 지인의 의견을 듣고 직업을 바꾸는 일에 망설임 혹은 불안감을 갖는 분이 있기 마련입니다.

이런 대화를 할때면 문뜩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감상을 거치지 않은 ‘나만의 첫 경험’을 하기 참 힘들구나- 무슨 얘기냐면, 우리가 좋아하고 즐겨하는 ‘여행’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장소, 새롭게 시간을 쓰며 가장 나 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여행입니다. 그래서 저는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필요한 순간, 또는 생각을 정리하며 여행하길 좋아합니다. 그런데 여행을 가기 전 우리가 주로 하는 행동은 ‘사전 검색’입니다. 내가 묵을 숙소를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평가와 실제사진을 확인합니다. 새롭게 여행가서 먹게 될 음식을 미리확인하고 눈으로 먹어봅니다. 여행지에서 새롭게 체험할 것들을 미리 확인합니다. 그런데 가끔 이럴 때 있지 않나요? 티비에도 방영이 될만큼 유명한 맛집에 찾아갔는데, 내 입맛엔 맞지 않을 때. 아름다운 선셋을 보길 원했는데, 날씨 때문에 실망하거나 예상했던 경험을 하며 좋아했던 때. 새로운 일, 새로운 직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남과 내가 다르듯, 경험의 감상도 다르다

온라인 블로그, 유튜브 등. 돌다리도 두들겨 보라는 말이 있죠?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준비하는 것은 아주 좋은 자세입니다. 그러나 타인이 경험하고 내린 부정적 결정을 그대로 받아드린다면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도 전에 타인의 의견 앞에 좌절되는 꼴입니다. 앞으로 자신이 하게될 경험을 타인때문에 제한시킨 것이지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평균 근속연수는 4년, 신입사원의 경우 1년 이내 퇴사율이 50% 가까이 됩니다. 기업 내 새로운 인재들이 꾸준히 영입되게 순환하면서 회사의 경쟁력도 생기기 마련입니다. 채용 공고가 꾸준히 올라오는 게 나쁜 시그널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회사에선 10년을 넘게 근무하신 분들도 있기마련이죠. 다른 사람의 입맛에 맞지 않아도 나에겐 의미 있는 일 또는 직장이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좋은 회사처럼 여겨져도 내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겠죠. 이를 가려낼 방법은 내가 직접 경험해보는 수 밖에 없습니다. 직접 경험하고 내린 결론이라면, 나의 자산이 됩니다. 하지만 타인의 경험에 의지해 내 경험을 잃게 된다면 남는 것이 없지요. 길을 아는 사람과 길을 가는 사람은 천지차입니다.

 

직업을 추천할만큼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갤럽 서치(20년간 2500만명, 189개국 직장인 대상)조사에 따르면 자신이 하는 일에 몰입하는 사람은 불과 13%밖에 되지 않는 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직장인 87%는 자신의 일에 몰입하지 못하거나 싫어하는 수준입니다. 하루 24시간 내, 깨어있는 시간의 절반을 원하지 않는 장소에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고 보여집니다. 자신의 주변에서 일에 몰입하고 있는 13%의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겠죠.

 

실질적 직무 환경을 확인하고, 급여수준, 취업위해 준비해야할 능력이나 자질 등을 파악하는 데 실무자의 경험을 참고하세요. 다만 당신이 그 직업을 선택하는 데 타인의 의견에 좌우되질 않길 바랍니다. 만약 커리어 전환을 꿈꾸며 그간 내가 관심있어하고 꼭 해보고 싶었다던 일이 주변인물 몇몇에 의해 자초된 경험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야 합니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었나'

 

가고 싶은 여행지가 생겼습니다. 작년에 그곳을 다녀온 사람이 말하길, '거긴 정말 별루야, 사람많고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다신 가지 않을거야'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들은 당신은 여행을 포기할 건가요?  아니면 그 얘기를 듣고 그 지역에 맞게 철저히 준비하고, 나만의 경험을 얻고자 떠나시겠어요?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로 결심할 때, 또는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할 기회가 생겼을 때, 당신이 직접 경험하고 성장할 기회를 꼭 남겨놓으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그들과 다릅니다. 같은 감상평을 갖게 되더라도 그 경험은 헛되지 않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이야기가 되었으니까요. 타인의 감상평으로 가득 차, 당신이 앞으로 할 경험에 제한을 두지 마시기 바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