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할 때마다 늘 직장 내 상사 혹은 동료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회사를 그만두는 지인이 있었습니다. 지인은 인관관계에서 트러블이 생기면 문제를 직면, 돌파 하는 성격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당사자와 그 문제에 대해 자신이 가진 생각과 감정을 매우 솔직하게 전달합니다. 하지만 상대방은 아직 그 문제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되지 않아 당혹스러워 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제3자는 제 지인의 태도를 비판 또는 비난합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표현된 ‘말’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 입니다. 지인의 능력과 일에 대한 열정을 잘 알고 있는 저로선 안타까운 마음이 컸습니다. 그러던 차에 선물하게 된 책 ‘비울수록 사람을 더 채우는 말 그릇’입니다.
직장에서 성취감을 느끼려면 숙련과 인정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합니다. 뛰어난 기술과 지식을 갖고 조직내 중요한 일을 해낼 때 내적보상으로 만족감을 느낍니다. 제 지인은 자신이 잘 하는 일을 열정으로 발전시켜 왔습니다. 직장에서 필요한 인재입니다. 하지만 일을 완벽하게 잘한다고 무조건 인정 받진 못합니다. 일에서 늘 완벽하기도 쉽지 않죠. 그럼 어떤 사람이 인정을 받을까요? 전문성을 기본으로 관계를 잘 형성하는 사람들입니다. 타인의 인정은 무의미하고, 내적 만족만으로도 충분하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결국 외부 인정 없는 반쪽짜리 성취감으론 일할 맛(?)이 안납니다.
타인에게 인정받기위해 성급히 스스로를 높이는 말하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타인을 낮추는 말, 타인을 상처주는 말로 나를 과시하고 높입니다. 저의 경우, 나의 노고나 수고를 인정해달라는 ‘의도(원석)’를 표현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이 욕구를 말로 옮길 때 상대방에게 ‘당신은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잖아’ ‘당신은 과거에 이런 실수를 했었지?’라는 형식을 택했습니다. 말로서 타인을 공격해 저를 세우려 했습니다. 자존감이 낮은 제가 생존하기위해 선택한 서투른 방식이었습니다.
실제로 자존감이 높고, 건강한 내적 세계가 구축된 사람은 침묵보다 가치있는 ‘필요한 말’을 합니다. 그래서 소신이 느껴지지고 힘이 있어 타인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저자는 이런 사람들을 ‘말 그릇이 큰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들의 특징은 전달하려는 메세지를 끝까지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누구 하나 다치는 이 없게 전달하는 것을 꼽습니다. 이렇게 하면 관계를 잇는 말하기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말 그릇이 큰 사람이 청자일 때는 말을 끝까지 받아내는 넉넉한 힘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번 들어온 말은 쉽게 새어나가지 않습니다. 저는 실무에 능한 사람이길 원하면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길 원합니다. 말 그릇이 큰 사람이야말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일거란 생각이 듭니다.
말에 걸려 넘어져 타인의 원석을 몰라보는 일이 줄고, 나의 의도에 맞게 배달사고 없이 진심을 상대에게 잘 전달할 때, 자신의 말 그릇과 더불어 한 뼘쯤,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말은 배우는 게 아니라 배이는 거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현재 내가 쓰는 말로 나를 되돌아보게 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