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 본문

책-임자(이 책의 임자는?)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

O:nle 2020. 4. 24. 17:25

 

 

처음 누군가를 만나게 됐을 때, 상대방에 대해 알아보고 관계설정을 하고자 우선적으로 하게되는 질문이 몇가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몇 살이세요?" 혹은 "무슨 일 하세요?" 라는 질문입니다. 나이를 알면 세대별 공통 특성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일'을 알면, 그 사람이 가진 정체성의 일부를 발견합니다.   

 

과거에는 "무슨(what) 일 하세요?"라고 질문하면 직장(where)을 말하곤 했습니다. 실제 베이비부머들과 자기소개시간을 가져보면 왕년에 자신이 사용하던 명함을 줄줄이 가져와 자신을 표현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회사가 곧 나라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직무'에 관심을 더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기업의 규모, 사회적 평판과 별개로 하는 업무에서 만족을 얻지 못하면 일을 지속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일을 더이상 생존의 수단만으로 여기지 않습니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사람들의 욕구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직업이 생겨나고 또 어떤 직업은 소멸합니다. 아마 앞으로는 “무엇을 위해(what for) 일하세요?”라는 질문이 오가지 않을 까 생각해봅니다. 일이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고 생각될 때, 하는 일에서 의미나 가치를 찾기 힘들 때, 한 번쯤 스스로에게 되묻게 됩니다. '나는 잘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을 반복하며 현재 하는 일을 멈추는 것도, 이어가겠다 다짐하는 것도- 그 어떤 선택을 하지 못한 체 설정된 삶을 이어가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또한 그랬습니다. 이 시기에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일이 아닌 상사, 동료, 후임 등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일의 무게가 가중되었다면 이를 덜어줄 조언이 필요했습니다.

 

이때 도움이 된 책, 아들러의 심리학을 연구한 기시미 이치로가 쓴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입니다. 한 때 아들러의 심리학과 관련된 '미움받을 용기'가 한 창 인기였던 적 있습니다. 모든게 이미 결정되어버렸고, 과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원인론을 주장한 프로이드와 달리 '지금'을 중시하고, 목적에 따라 사람은 삶의 방향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일'영역에서 결단력이 필요한 사람에게 용기를 주거나 현재의 삶에 확신을 줍니다.  

 

이 책의 맺음말에 보면 「일한다는 것을 통상적인 의미에서 본다면, 일하지 못하게 될 때를 고려해 그 의미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거기까지 시야를 넓혀 생각했을 때, 일하는 것은 산다는 것과 뜻을 같이 한다. 행복해지기위해서 사는 거라면  일하는 것도 마땅히 그래야 한다.」라고 합니다. 「나를 위해 일한다는 것은 잘 살기위해 일하는 것이며, '잘' 산다는 것은 그저 생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책 속에선 '공헌감'을 반복해 언급합니다. 내가 하는 일로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나 자신을 가치있는 사람으로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주의할점은 '공헌감'이란 타인에게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공헌감'을 갖기위해 회사에 희생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또한 내가 하는 일로 도움을 받는 누군가가, 나에게 의미있는 대상이어야 합니다. 나로 인해 더 나은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것은 나를 포함한 공동체를 위한 것입니다. 내가 빠진 공동체나 나에게 유의미하지 않은 대상이 도움을 받는 다면, 이는 진실로 '나를 위한 일'이 아닙니다. 나를 존중하고, 소중한 내 삶에 예를 다하고자 한다면 언제든 당신의 태도와 행동과 목적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잘 살기위해 하는 일,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