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냉정과 열정사이, 만족을 얻다 본문

내-일의 고민

냉정과 열정사이, 만족을 얻다

O:nle 2020. 3. 24. 17:02

"당시 A회사와 B회사에서 일주일 간격으로 합격 소식을 전해왔어요. 부모님은 좀더 유명한 A회사에 가는게 당연하다고 말씀하셨어요. 그당시 저도 그게 옳은 줄 알았고요. 타지에서 혼자 생활하면서 집-회사 집-회사, 퇴근하고도 숙소에서 또 회사사람을 만나요. 친구들도 얼굴 한 번 보기 힘들고, 그때 B회사를 선택했어야 했어요."

A와 B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할 때, A를 택했다면 우리는 누구나 한번 쯤 'B를 택했다면 어땠을까?' 의문을 가집니다. 온전히 내가 한 선택이라면 지금의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보다 만족 된 선택을 위해 행동으로 옮깁니다. 본인의 의지가 아니라 타인에 의한 결정이었다면 A를 선택한 결과를 부정하고, 불만을 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자기자신을 책임지기 버거워 합니다.

 

만족된 삶을 위해 우리는 매번 고민과-결정-행동을 반복합니다. 삶의 주인으로서 생각한 바를 행동으로 옮기고 만족을 향해가는 워커(Worker)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10년 넘게 재무회계 업무를 해온 여성분을 만났습니다. 그녀는 회사의 경영활동을 원칙에 맞게 기록하고, 절세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퇴근하고 잠들기 직전까지 일 생각을 하며 하루를 정리합니다. 눈을 뜸과 동시에 전날 밤 풀지 못한 일과 관련된 고민을 시작합니다. 열심히 일한만큼 인정과 보상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일에 매몰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번아웃증후군이 생겼죠.

일의 무게감을 덜고자 이직을 합니다.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회계업무를 담당했죠. 주 2~3일만 일을 해도 충분할만큼의 업무량이었다고 합니다. 가진 지식과 능력의 절반만 사용해도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수준의 일이었습니다. 출근 전 운동 하고, 퇴근 후에는 취미생활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이뤄졌죠. 그러나 업무적으로 성장하는 느낌을 받지 못했니다. 1년, 2년.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도태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일이 주는 스트레스는 여전합니다. 이제는 보어아웃이 생긴겁니다. 편안함과 익숙함을 뿌리치기 힘들었지만 결국 퇴사를 선택 합니다.

 

일이 적거나 쉬워도, 일이 많거나 어려워도 만족하기 어렵다는 걸 깨닫습니다. 그래서 또다른 생각에 종착합니다. 데스크에 앉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써서 먹고 살 수 있길 바랐습니다. 땀 흘린만큼 돈을 버는 정직한 일을 꿈꿨습니다. (정신 노동의 비중이 높거나 피부에 와닿는 성과를 얻기 힘든 사람들이 주로 이런 욕구를 보이기도 합니다.)

 

삶의 바꾸고 싶다면 시간을 달리 쓰고, 만나는 사람을 바꾸고, 사는 환경을 변화 시키란 말이 있습니다. 그녀는 시간을 두고 제주도로 천천히 거주지를 옮깁니다. 사는 곳이 바뀌자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이 달라졌습니다. 몸으로 할 수 있는 능력 중 '운전'을 통해 돈을 벌기 시작하면서, 쓰는 시간도 달라졌습니다. 학원 등하차 기사로 취직해 하루 평균 3~4시간 근무합니다. 그 밖의 시간은 운동과 학습을 주로 합니다. 노동시간이 준 만큼 소득도 줄었습니다. 일이 주는 소속감도 줄고 자존감도 줄어 듭니다.

 

회계사무소에서 회계업무는 가장 중요한 직무였습니다. 학원에서 차량운행 업무는 주요 업무가 아닙니다. 직업이 바뀌며 그녀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고용주, 학생, 학부모. 일로 인한 관계에서 충분히 배려나 존중 받고 있다고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 회사의 시스템에 맞춰 시간을 쓰던 때와 다르게 대부분의 시간을 스스로 통제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이후 그녀는 다시 회계 업무를 하고자 마음 먹습니다. 일이 주는 적당한 긴장감과 9 to 6로 근무하며 월급받고, 그 월급으로 계획하에 일상을 꾸려가는 것에 만족이 큽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이끄는 리더입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삶을 변화시키는 실험을 지속합니다. 팔팔 끓는 열정으로 일과 자신을 성장시키고, 그 일에서 한 발 멀어져 냉철한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렇게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만족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긴 시간동안 실험을 통해 원래 하던 일로 돌아왔습니다. 같은 일을 하지만 만 일을 대하는 그녀의 태도에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자신의 일과 삶에 감사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현재를 살기원한다면 삶의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상담을 할 때, 만족스럽지 못한 자신의 일과 삶에 '부모탓'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부모가 유학을 보냈기때문에 취업이 안된다"

"부모가 이 전공을 선택하게끔 했는데, 나와 안맞다"

"부모가 여자는 이 직장이 최고라해서 하고 있지만 괴롭다"

냉정과 열정사이, 그 어디쯤에 있을 나만의 적정온도를 찾아 만족하는 것. '스스로'만이 할 수 있습니다.

 

 

깊이 생각해보기(Deep thinking)
1. 당신의 인생에, 당신은 얼만큼의 몫을 행사하고 있나요?

2. '남들에게 괜찮아보이는 나'를 위해 해왔던 선택에는 무엇이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