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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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일하면 그만두고 싶고, 그만두면 일하고 싶어요

O:nle 2020. 4. 1. 01:48

"일할 땐, 하루빨리 그만두는 게 꿈이에요. 퇴근과 퇴직 날을 기다리며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일 그만두고, 한 달은 너~무 좋아요. 낮잠도 자고, 평일 대낮에 커피숍에서 여유도 즐기고요. 계획했던 여행도 갔다왔어요. 이제는 남은 생활비 걱정도 되고, 의미 없이 시간만 보내는 것 같아요. 남들은 지금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구직활동 시작하고 면접도 아직 한군데도 못봐서 쫓기는 느낌이 들어요."


위 사례자는 갈대같은 마음일까요? 일을 하고, 그만둔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느껴본 감정일 것입니다. 우린 이토록 일이 싫으면서도 일이 없으면 괴롭습니다.

「베를린자유대학의 한 연구에서 단어가 주는 느낌을 조사했습니다. 거의 모든 단어는 명사형과 동사형일 때 비슷한 느낌을 주었으나 '일'만은 달랐습니다. '일'이란 개념은 좋은 느낌을 주는 반면 동사 '일하다'는 부정적인 기분을 불러온다는 것. 일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지만, 일하는 것은 우리를 불행하게 합니다.」(오늘 일은 끝! / 폴커 키츠)

 

그 이유는 <월급받으며 자아실현 할 수 있나요?>편에 나왔던 메슬로의 욕구위계설로도 설명이 가능합니다. 우리는 직업을 가지면서, 사회로 진입하는 티켓 1장을 얻게 됩니다. 이 티켓으로 생리적, 안전, 소속과 사랑, 존중의 욕구를 채웁니다. 더 나아가 자아실현을 이루기도 합니다. 반대로 일 때문에 평상심과 질서가 깨져 불안을 얻고, 군중 속 고독을 느끼기도 합니다. 일 때문에 무시당할 때도 있습니다. 이것이 사회에서 과도한 스트레스, 사내 왕따문제, 갑질 논란으로 불거져 나타납니다. 이럴 때 우린 일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또는 4가지 욕구가 채워졌으나, 자아실현을 위해 하던 일을 멈추는 경우도 있지요.

 

한동안 일에서 멀어지면 1단계 생리적 욕구에서 결핍이 찾아옵니다. 생활비가 점점 줄고, 지역사회에 흡수되지 못하고 고립될 때 불안감이 커집니다. 특히나 시간관리가 어려워 자기효능감이 떨어지다보니 자존감도 낮아집니다. 직장생활을 할 땐 출근시간, 점심시간, 퇴근시간이 정해져있습니다. 월요일에는 팀회의가 있고, 월의 마지막 주에는 전체회의가 있고- 이렇게 회사가 내 시간에 디폴트값을 줍니다. 회사에서 벗어나면 내 시간의 디폴트값은 습관이 정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 시스템에 익숙해져있기에 주어진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기 어렵습니다. 이럴때, 게을러진 스스로를 질타하기 마련입니다. 자유가 주는 책임이 버거울때 다시 구직활동이 시작합니다. 하지만 취업이 쉽지 않은 요즘, 점점 더 불안이 커집니다.

 

이렇게 마음이 다급해지면, 이전 회사를 그만뒀던 이유를 잊게 됩니다. '뽑아주시면 어디든 갑니다'의 자세로 재취업 합니다. 첫 달은 새로 생긴 월급으로 그간 못했던 소비하느라 즐겁습니다. 두, 세달까지도 새로운 일을 익히고 직장동료와 적응하느라 시간이 빨리 갑니다. 그렇게 6개월 지나면 일은 일입니다. 직업이 바뀌어도 경력이 있었던 분들은 금방 일의 흐름을 파악하죠. 점차 출근이 무료해집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면 또 고비가 찾아옵니다.

 

우리는 반복되는일상의 무료함(-)과 일이 없어 생기는 불안감(-)중 선택해야합니다. 일이 주는 안락함(+)과 일이 없어 생기는 자유(+) 중 선택 해야합니다. 그동안 당신에게 무료함이거나 불안감만 있지 않았나요? 일이 주는 안락함과 일이 없어 생기는 자유를 잘 누리려면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간 관리입니다.

 

퇴사자의 경우, 퇴사하며 결심한 부분이나 계획한 바가 있을 겁니다. 여행을 계획하든, 그간 시간이 부족해 만나지 못한 지인들을 만나든 단발적 이벤트를 주로 계획합니다. 그러나 일상에 대한 계획은 부족합니다. 타율노동을 안하는 동안 나는 제대로 쉬겠다, 또는 자기계발을 하겠다.,육아를 하겠다, 체력을 키우겠다, 내가 원하는 일을 찾아보겠다 등. 딱 한가지 나에게 가장 중요한 컨셉트를 정해봅시다. 이 컨셉트을 일상에서 어떻게 녹여낼지 고민하고, 행동하길 권합니다. 제가 말하는 시간관리는 하루 중 할 수 있는 가장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이 아닙니다. 컨셉에 맞는 일('목표'라 칭하지 않은 이유는 막연한 관념에서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을 하루 중 1시간만이라 시도해 진척시키면 됩니다. 중요하다 여기는 한 가지를 행동으로 옮기면 생각이 비대해져서 오는 불안감은 줄어듭니다.

 

직장인이라면, 근무시간의 2할을 중요한 일로 바꿔보세요. 직장인 대부분은 주어진 업무시간의 100%를 업무하는데만 사용하지 않습닌다. 그 중 2할은 일과 관계성이 다소 떨어지는 데 씁니다. 이 시간을 무엇에 쓰는 지가 중요합니다. 인터넷 쇼핑처럼 단발적으로 끝날 일을 하는 것보다 축척해 나갈 수 있는 일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자신에겐 의미있는 일이지만 회사에선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 희망직무의 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일, 현재 하는 일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하는 일 등. 퇴사자든, 직장인이든 자신이 중요하다 생각드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면 안정감과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천천히 생각하기

1. 당신이 요즘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은 무엇입니까?(급한 일과 해야만하는 일과 중요한 일은 다릅니다)

2. 하루 중 그 일을 조금씩이라도 실행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