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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면접기술은 면접장에서 늡니다 본문
"지원서를 제출하면 1차는 늘 합격합니다. 그런데 늘 2차에서 미끄러집니다. 3분자기소개, 예상되는 질문에 대한 답변 써보기 다 해봤는데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제가 뭘 더 해야할까요?"
1차 서류심사에서 합격했다면 이미 해당 업무를 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 경험을 갖췄다고 증명이 된 셈입니다. 그런데 면접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다면 안, 팍으로 점검해야할 것들이 있습니다.
면접자는 응시 서류를 읽고 기대하는 상이 그려집니다. 그리고 면접 자리에서 그 사람을 실제 대면하게 되는 것이지요. 해당 업무를 하기에 적합한 인성과 성격을 가졌는 지, 캐릭터를 파악하는 자리가 면접입니다. 그런데 첫 인상에서 원하는 느낌을 찾지 못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똑같은 사람이 다시 면접을 보러 들어갔을 때, 똑같은 면접관에게서 다른 결과를 얻어 올 수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사람은 한 가지 색깔만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아주 다층적이고 다면적인 모습과 성격을 갖고 있지요. 그런데 면접이란 게, 그 날, 그 시간 그 사람에게 표현 된 색깔이 무엇인지 단편적으로 볼 수 밖에 없지요. 왜 그런 경험 있지 않나요?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 느껴져 급속도로 친해졌는데 같이 일하다보니 싫어지는 사람, 또는 그간 잘 지내오던 친구인데 여행가서 싸우게 되는 경우. 연애할 때 몰랐던 내 배우자의 모습. 살면서 많이들 겪지요? MBTI 유형으로 풀어서 설명하자면 한 사람에게는 내향성과 외향성이 모두 공존하고, 현실적인 면과 이상적인 면을 동시에 갖고 있지요. 일을 할때는 매우 계획적인 사람이 업무를 하지 않을 때는 기분파로 즉흥성을 가진 경우도 봅니다. MBTI에 총 16가지 유형이 존재하는데 면접을 보는 그날, 그 시간에 INTP의 색깔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면접관이 원했던 캐릭터는 ESFJ 였지요. 그 사람에겐 분명 ESFJ의 성향이 있습니다. 심지어 업무모드가 되었을 때, 누구보다 외향적이고 계획적인 사람입니다. 그런데 '면접장'이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공간에서,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다보니 그 사람이 평소 잘 보이지 않던 색이 발산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면접장에서 어떤 톤과 매너를 갖고, 그 자리에 앉는 게 유리한 지 시험해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낯선 공간과 공기의 흐름에 적응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어디서? 면접장에서.
가수는 무대에서 성장하고, 구직자는 면접장에서 기술을 익힌다!
반복적으로 면접에 참여하다보면 면접관이 묻는 질문이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의 생각이 비슷하다보니 신선한 질문을 받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나의 이력서에서 나오는 공통된 질문에 대한 나의 답변을 다시 점검해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사업부서에서 적극적이고 진취성이 요구되는 영업업무에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일을 하게 되면서 거래처의 다양한 사장님과 업무를 조율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갈등이 생겼을 때, 유연하게 대처하고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능력도 필요할 겁니다. 그런데 면접보러 간 곳에서 신중하고, 올 곧으며, 기준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사람, 부러질 듯한 강단을 가진 면이 크게 표현되었다면 어떨까요? 탈락할 가능성이 있겠지요. 그렇게 반복적으로 면접을 보면서 내가 가진 다양한 면 중에서 직업, 직장에 가장 관계성이 높은 '나'의 옷을 입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난 면접에서 오가는 말, 그리고 나의 어조, 제스춰에서 빨간색이 표현됐는데 탈락 됐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엔 노란색을 좀 더 추가해보는 겁니다. 그렇게 면접을 반복해 보면서 내가 원하는 직업과 가장 어울리는 색을 찾아가는 겁니다. 그래서일까요? 간만에 본 면접에서 첫 번째에 합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두 번, 세 번까지 면접장이란 무대에서 연습이 된 다음 합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연기자들이 새로운 대본을 익힐 때, 캐릭터를 잡기위해 목소리 톤이나 외모, 어투의 질감까지 조금씩 상상을 더해 완성해 간다고 합니다. 우리도 면접장에서 조금씩 변화를 주며 면접스킬을 늘리는 겁니다.
면접장에 들어서기 전, 모드 전환이 필요합니다
면접 준비를 완벽하게 했던 내담자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면접에 떨어졌다고 연락이 온겁니다. 내담자의 취업준비를 지켜바온 한 사람으로서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면접때 오갔던 질문이나, 답변하기 어려웠던 내용 등을 같이 회기해보았습니다. 그런데 평소답지 않은 내담자의 답변 늬앙스가 읽혔습니다. 면접에 들어가지 전, 무엇을 했는 지 대화를 나누게 되었지요. 면접 전, 남자친구와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녀가 면접에 들어가기 전 준비했던 옷은 '책임감있고 똑부러지게 목표를 이뤄내는 당찬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면접 전,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으며 앙증맞은 소녀로 모드가 전환돼 버렸습니다. '귀여운 여자친구' 옷을 입고 그대로 면접장에 들어가 버린 것이었지요.
가수들이 무대에 올라서기 전, 자기최면을 건다고 합니다. 카리스마가 있는 곡을 부를 때는 대기실에서부터 눈꼬리도 올라가 있고 웃지 않고 곡에 맞는 모드를 유지한다고 하지요. 메이크업, 실제로 입는 의상 뿐만 아니라 마인드 셋 또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면접을 보러 갈 때, 평소보다 더 단정하고 깔끔한 옷을 챙겨입고 누군가 앞에 서기위해 준비를 합니다. 그렇게 인터뷰이로서 자신이 준비한 모드를 유지하도록 조언해줍니다. 만약 그 모드가 위 내담자처럼 깨져버렸다면 빨리 리셋하는 순간이 필요합니다. 쉼호흡을 하고 집중하는 시간을 1분 이상 유지하고 면접장에 들어서길 바랍니다.
면접도 기세, 몸의 언어가 자신감을 줍니다
면접을 앞 둔 내담자 중, 긴장도가 매우 높고 자신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때 제가 내리는 처방은 몸의 자세를 바꿔보는 겁니다. 자신감이 없으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말려들어가고 팔 다리를 움추리게 됩니다. 대기실에서 그런 자세를 유지하다가 면접관 앞에 서면, 자신이 이미 준비한 것도 의기소침하게 답변하게 됩니다. 대답하는 목소리는 갈수록 작아지고, 어미는 들리지도 않지요. 또한 과한 긴장감은 신체에서 반응을 일으킵니다. 손에 땀이 나고, 목소리가 갈라지기도 하고 질문을 듣고도 이해하지 못한 체 버퍼링이 걸리기도 하지요. 그런 자신의 신체 반응을 느끼고나면 긴장감은 한 층 더 높아집니다. 그러다보면 자신이 준비한 것들을 10분의 1도 못보여주고 돌아올때가 있지요.
긴장감을 늦추고 유쾌하고 건강한 에너지를 주고 싶다면 '생각'이 아나라 '몸'의 자세를 바꿔야 합니다.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어깨를 활짝 펴고, 다리를 어깨너비로 벌린 채 팔을 허리에 짚고 슈퍼맨이 나르기 전 자세를 취해봅니다. 누군가가 보고 있지 않다면 세상 여유롭게 건방진 자세를 취해도 괜찮습니다. 제 내담자의 경우 짝다리를 짚고 서서 속으로 욕을 몇 번 외쳤다고 합니다. 내 몸이 여유롭고, 자신감 넘치는 자세를 유지하다보면 뇌도 착각을 합니다. 긴장감이 완화되고 조금은 차분해질 수 있지요.
그레이아나토미라는 미국 의학드라마를 보면 아주 중요한 수술을 앞둔 의사가 긴장되는 순간, 자신은 슈퍼 히어로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5분 동안 슈퍼히어로의 자세를 취하고 있으면 보다 나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요. 실제 과학적 근거가 있습니다. 생각만으로 초조함을 조절하기 힘들 때, 몸을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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