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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엄마하고 싶은건 엄마가, 아들 하고 싶은 일은 아들이 본문
유퀴즈온더블럭을 자주 봅니다. 보던 중 꿀벌 가축의사의 인터뷰 내용을 보았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너무나 존귀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앞으로도 자신의 업을 멋있게 이어갔음 좋겠고, 이 영상을 본 또 다른 청년들이 지구환경에 유익한 저런 직업이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청년 뿐만 아니라 중년들 중에도 이미 많은 노하우를 가진 중년들이 이 일을 할 수 있는 구조적인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식사시간에 불연듯 "꿀벌 의사, 너무 멋진 일인거 같애! 엄마는 벌이 너무 무서워서 할 수 없는 일인데, 사람과 지구에게 꼭 필요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어. '일'이라는 건 어차피 해야하는 데, 내가 하는 일이 사람에게도 좋고 지구에게도 좋은 일이면 뿌듯할거같아"라고 말했습니다. 아들은 "그래? 엄마가 보기에 그렇게 멋있으면 그럼 내가 꿀벌 의사 할까?"라고 아들이 되묻더군요. 저는 대답했습니다. "아니! 엄마가 보기에 멋져보이는 건 엄마가 할게. 꿀벌의사도 엄마가 멋져보이면 엄마가 벌을 열심히 공부하고 용기를 내서 해야지. 아들은 아들이 멋있다고 생각되는 일을 찾아서 해."라고.
진로상담을 하다보면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면서도 부모가 그려준 지도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갈등하는 청년들을 종종 봅니다. 자식의 기본값은 부모에게 사랑받길 원합니다. 그 부모가 범죄자나 사기꾼이어도, 자녀에게 무엇하나 해준 게 없으며 심지어 자식에게 불이익만 가져다준다해도 인간은 자신의 부모에게 조건없이 사랑받길 원합니다. 그 본성을 채우기위해 부모가 바라는 데로 행동했을 때, 그렇게 살아왔던 유년시절에 대해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분들을 봅니다.
한 번은 카이스트 재학중인 학생을 상담한 적 있습니다. 부모에게 지금껏 속 한 번 썩인 적 없이 자랐으며 공부를 재능으로 가진 청년이었습니다. 부모님의 목표는 자녀를 카이스트에 입학시키는 것, 거기까지가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이었지요. 자녀는 부모님이 바라는 일을 하는 게 힘들었지만 또 그리 어렵지만은 않았기에 착실히 교육받으며 성장했습니다. 학교를 들어가고 나니, 어머니는 갑자기 아주 관대해집니다. '카이스트 입학 했으니, 뭐든 허용하겠다'는 태도로 아들에게 말합니다. "이제 니가 원하는 거, 하고 싶은게 해~" 아들은 당황합니다. 그간 엄마가 하라는데로 살았지, 원하는 걸 스스로에게 물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알아서' 해본 적이 없는데, 알아서 목표점을 찾으려니 멘붕이 왔던 겁니다.
부모보다 더 오래 살가갈 자녀의 삶을, 부모가 죽을때까지 디자인해 줄 수 있을까요?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부모가 정해준 삶의 공식이 정답일까요? 설령 정답이라고 한 들, 미래를 살아갈 자식이 만족된 삶을 살까요? 자식은 자유의지를 가진, 나와 다른 몸을 가진 인격체입니다. 쉽게 말해 내 몸을 빌려 태어난 '남'입니다. 내 몸을 이용해 수많은 조상과 나와 유전자를 전달 받았을 뿐. 어떤 숭구한 뜻이 있거나 의미를 갖고 나의 자녀로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그러니 부모에게 가치있는 삶의 모습을 자녀에게 요구해서는 안됩니다.
그런데 자녀가 부모 말을 너~~무 잘 듣고, 어딜가나 효자 효녀를 뒀단 소리를 듣고 계시다면 자랑스러울 일일까요? 의문을 가져야합니다. 인간의 본성은 내리사랑입니다. 자식을 아끼고 사랑한다고해서 누군가 상을 주거나 그 행위를 높게 사지않습니다. 자연스러운 일이니까요. 하지만 우리나라 유교문화에서 '효'를 그토록 교육시키고, 상과 벌을 주며 강조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간의 본성에 어긋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당신의 자녀가 부모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르고 거역하는 일이 없다면 이상신호입니다. 반대로 내 자녀가 부모가 시키는 일에 의문을 품고 '왜 해야하는데?'라며 말대꾸를 하거나 어떤 일들은 '하지 않겠다'고 거절한다면 축하드립니다. 올바르게 크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특히나 사춘기때 부모말을 제일 안듣죠? 극렬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부모가 조건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자녀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훨훨 날아다니며 할 것입니다. 훨훨 날아다니다 날개를 다치는 일도 있을 겁니다. 자신의 한계도 느끼고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나는 어떠한 사람인지' 즐겁게 탐구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삶을 온전히 자신이 책임지려 할겁니다. 하지만 부모가 원하는 삶을 산 자녀들은 날개가 꺾이거나 다칠 일이 다소 적겠지요. 그래서 순탄할지라도 자신이 날 수 있다는 사실마저 잊을지 모릅니다. '자식농사'를 부모의 인생 성적표로 여겨서는 안됩니다. 진정한 자식농사는 부모가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해 키워내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일궈할 땅이 있듯, 자식도 자식만의 땅이 있다는걸 깨닫고 스스로 그 밭을 일구도록 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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