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한국의 결혼 이주 여성
- 면접을 준비하는 자세
- 업무 변경
- 부당함을 외치다
- 조직개편 변화
- 문제적 회사
- 엄마의 일하기
- mz세대 퇴사
- 채용모집 마감
- 채용 우대사항
- 은퇴 후 롤모델
- 신경질 부리는 상사
- 쉬었음 청년
- 효율성을 높이는 법
- 조직의 문제점
- 조각 커리어
- 소도시 직장구하기
- 경력보유여성
- 퇴사할 때
- 문제많은 회사
- 갑질하는 상사
- 면접 합격 공식
- 허슬컬쳐
- 조용한 퇴사자
- 경력단절
- 꽃을 선물할게
- 김호
- 엄마의 구직활동
- 취업 합격 공식
- 책가방 혼자싸기
- Today
- Total
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옳다고 해서 다 효과적이지 않아” 본문
“엄마 오늘 반 친구중에 00이가 열쇠고리 만드는 기계를 가져왔더라. 신청을 받아서 친구들에게 한 개씩 만들어주길래 나도 해보고 싶다고 했어. 근데 번호표를 줄테니 기다리라고 하는 거야. 근데 나는 오래 기다리기 싫고 빨리 하고 싶어서 00이가 하는 일을 내가 하겠다고 했어. 그럼 시간이 줄잖아. 근데 계속 00이가 지금은 정신이 없으니 일단 기다리라고만 하더라. 그래서 나는 지금 정신이 있고 시간도 있으니 내가 대신 해주겠다고 했는 데, 안된다는 거야~ 진짜 이해할 수가 없어!”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씩씩거리며 친구와 있었던 일을 차근히 설명합니다. 이야기를 들으며 웃음이 삐져나오는 걸 참으며 진지하게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아들에게 목적에 맞는 말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건우말이 옳아. 그 친구도 건우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을거야. 근데 옳다고 해서 건우말이 다 먹히지는 않는다!? 그 친구는 자신이 가져온 물건으로 친구들한테 관심을 받게 돼 좋았을거야. 그래서 친구들 한 명 한 명, 직접 열쇠고리를 만들어주고 싶은 거지. 그 일을 다른 사람과 나누어서 빨리 끝내고 싶지 않았던 거야. 무슨 마음인지 알겠지?”
“응응! 나도 그런 맘 있어.”
“건우 말대로 하면 효율적이고 기다리는 사람들도 빨리 체험해볼 수 있어 좋겠지만, 그건 00이가 바라는 일이 아니잖아. 그래서 옳은 말이어도 승낙하지 않은 거야. 그럼 건우의 목적에 맞는 말을 하려면 어떻게 얘기해야 할까? 내가 말한 방식이 옳다고 계속 따지는 게, 효과적일 까? 엄마라면 일단 그 친구가 말한대로 일단 기다려볼 것 같아. 그리고 “니 말대로 기다려봤는 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아. 내가 도와줄 건 없을까? 니가 시키면 한 번 해볼게!”라고 얘기해볼거 같아. 어때?“
”무슨 말인지 이해했어. 그… 목적에 맞는 말하기. 앞으로 얘기할 때 생각해볼게. 까먹고 안할 수도 있지만!“
”이거 어른들도 써먹기 어려운 스킬이야. 초등학교 2학년이 이 기술을 쓸 수 있으면 완전 대~박인거야. ㅎㅎ”
정말이지 저 또한 실행하기 어려운 기술입니다. ‘뭐시 중헌지’ 잊고 옳고 그름을 따지다가 논점이 흐려지는 경우도 있고, 옳은 이야기를 했고 모두 이해했음에도 실천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목적에 맞는 말을 하려면 나를 넘어서 상대방의 입장, 상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나의 욕구도 실현할 수 있으면서 상대방이 듣기 원하는 말을 골라내야겠지요.
예를 들어 직장에서 흔히 있는 일입니다. 매출을 늘리기위한 개선안에 대해 회의하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여러분들이 각자 맡고 있는 일을 주인의식을 갖고 해준다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매출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말이 회의시간에 나왔습니다. 정확히 맞는 말입니다. 주인의식, 능동적 자세는 매출을 높일 수 있지요. 틀린 구석은 없습니다. 하지만 저 말이 직원들을 움직일까요? 저는 저런 말을 들을때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주인이 아닌데 어떻게 주인의식이 생기나? 오너가 직원의식이 있다면 저런 말은 않하겠지...'하며 아니 곱게 들을 때가 많았습니다. 결국 저 말은 옳지만 힘 없는 말이 되었습니다.
'나 중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목적에 맞는 힘있는 말을 해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인지적 구두쇠라는 개념을 생각해보면 왜 어려운지 이해됩니다. 우리 몸에서 뇌가 제일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약 23%쓰고 있으며 근육이 이보다 적은 22% 쓰고 있습니다. 인류는 최소한의 에너지로 생존하기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에너지 효율을 생각하면 뇌가 활동을 적게 해야합니다. 그런데 나를 벗어나 상대 중심으로 한 걸음 더 들어가 생각하는 일은, 뇌가 에너지를 과소비하는 겁니다. 따라서 나를 벗어나지 못한 채, 옳은 얘기를 하는데 꽂힙니다. 인간의 기본 세팅값이 인지적 구두쇠임을 알게 됐다면, 이제 한 템포 쉬고 옳은 말을 넘어서 목적에 맞는 효과적인 말하기를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 라고 말하고 싶지만, 저 또한 지독한 인지적 구두쇠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적에 맞는 말하기가 나의 생존에 더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린 더 많은 에너지를 써서라도 시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은 남편를 상대로 '목적에 맞는 말하기'를 한 번 해봐야겠습니다. 남편의 입장에 서서, 그의 욕구를 찾고 그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골라봐야겠습니다.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진로상담사의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 오늘 친구한테 맞았어" (0) | 2023.05.26 |
---|---|
엄마표 학습이 어려운 이유 (0) | 2023.05.23 |
아들에게 종교의 자유를 주려고 합니다 (1) | 2023.05.10 |
아들의 첫 문제집을 사다! (1) | 2023.05.10 |
때로는 감정과 돈이 너를 지켜낸단다 (0) | 2023.04.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