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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상담사의 육아일기

초등입학 후 가르쳐야할 우리 아이 에티켓

O:nle 2023. 3. 21. 10:01

3월입니다. 이제 유치원을 졸업하고 입학하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 등하원할때마다 보입니다. 엄마나 아빠손을 잡고 새로산 가방을 매고 등원하는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대견스럽고 사랑스럽습니다. 1년 전 아들을 등원시킬 때 긴장 반, 설렘 반으로 등원시킬 때가 떠오릅니다. 지인들 중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뭘 준비해야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지요. 그리고 딱 1년짜리 경험으로 제가 느낀 점을 말해주었습니다. 그 내용을 여기서도 나눠볼까 합니다.

 

어느날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해서 변기에 물을 내리는 버튼이나 손잡이의 종류에 대해 배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푸세식 화장실의 경우 발을 어디에 두고 용변을 보는 지 공부했다고 하더군요. 누르는 양변기 레버를 주로 써봤겠지만 대변과 소변에 맞춰 누르는 버튼이 있기도 하지요. 때로는 센서가 있어 일어섰을 때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기도 합니다. 해외에서 처음 본 모델의 세면대를 보았을 때 잠시 당황했던 제가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감탄했습니다. '그런 것도 가르쳤어야 됐구나!' 하고 깨달았지요. 당연히 내가 알고 있어 아이들 또한 알거라 여겼던 것들이 일상생활 곳곳에 있을 거라 느꼈습니다. 그 중 관계 속에서 지켜야할 에티켓이 중요할 듯 합니다.   

 

단체생활을 유치원때도 하게 되지만 학교는 확실히 다른 면이 있습니다. 부모와 상관없이 아이로인한 새로운 사회가 열립니다. 부모끼리는 전혀 몰라도 새로운 반 친구가 생기고, 그들과 교류하며서 아직 서툴기에 실수하는 부분이 있지요. 그리고 초등학교를 입학하면서 새로 휴대폰이 생기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대면 소통하는 것과 휴대폰으로 소통하는 기본적인 에티켓을 알려줘야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우리 아이가 어디서든 사랑받길 원하는 게 부모 마음이지 않을 까 싶습니다. 그래서 미리 알려줘야할 것들을 정리해았습니다.  

 

친구집 방문할 때 지켜야 할 예의 알려주기   

- 서랍이나 냉장고 등을 마음대로 열어보지 않는다 

- 친구가 안내해주지 않는 곳을 함부로 돌아다니며 구경하지 않는다(예 안방, 드레스룸, 창고 등) 

- 필요한 것이 있을 때 친구나 어른에게 요청하는 것이 우선

- 물건을 사용해보고 싶거나 가지고 놀고 싶을 땐 친구의 허락을 먼저 받는다

- 자신의 집이 아닌데, 다른 친구들을 함께 데려가지 않는다

 

8살이 되기 전, 아이들은 부모님의 지인이나 친지들의 집을 가보았을 겁니다. 모두 그 아이와 연대가 있어 충분히 허용하고 수용하는 분위기의 공간이지요. 하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어른이 살고 있는 친구네집은 조금 다른 개념입니다만 아이들의 호기심은 여전히 높지요. 우리집과 다르게 생긴 친구네 집을 방문하면 궁금하고 신기한 점도 많을 겁니다. 그래서 하게되는 소소한 실수가 있습니다.

 

오자마자 새로운 공간이 궁금해 서랍을 열고, 물건을 꺼내는 아이들이 종종 있습니다. 준비해준 간식말고 다른게 먹고 싶어 냉장고를 열어 살펴보고 다른 걸 요구하는 아이들도 있고요. 그리고 부부가 쓰는 안방 등 곳곳을 살피며 돌아다니는 아이도 있습니다. 한 명의 친구만 초대했는데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친구를 모두 데리고 오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이 아이들이 특별히 예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평범한 아이들이죠. 다만 배운 적이 없거나 최근의 경우, 코로나로 다른 친구 네 놀러가본 경험이 적어 부모가 알려줘도 잊어버린 경우가 많습니다. 가까운 친척 집에 놀러갔을 땐 앞서 말한 행동이 모두 용인됐을 겁니다. 부모 입장에선 할머니집 안방을 들어간다고 제지할 필요가 없었기에 이를 가르칠 필요도 느끼지 못했을 겁니다. 제가 그랬으니까요. 그래서 저는 아들의 친구가 처음으로 놀러올 때 분위기를 봐서 '우리집에서 놀때 지켜야할 규칙'을 안내해줍니다. 

 

"아줌마 집에서 놀 때는 지켜야할 규칙이 있어. 첫번째는 서랍이나 냉장고 등을 물어보지 않고 열어보고 물건을 꺼내선 안돼. 사용해보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꼭 허락을 받아야 해. 두 번째는  안방엔 들어가면 안되고, 그거 말고 궁금한 공간이 있으면 건우한테 소개해달라고 요청하면 돼. 아파트라서 뛰거나 소리를 지르는 일도 조심해줘. 세번째는 목이 마르거나, 필요한 게 있으면 아줌마한테 요청하면 돼. ok?" 

 

 설명을 듣고 나면 아이들이 조심 하는 편입니다. 생각난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전에 먼저 묻는 경우가 많아 지지요. 아마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하지 않을 행동일 겁니다. 이제 초등학교를 입학한 우리 아이들에게 알려주면 더 많은 어른들에게 보호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휴대폰을 사용할 때 지켜야 할 예의 알려주기

- 이른 아침이나 저녁시간에 전화나 문자 하지 않는다 (시간을 정확히 정해주는 게 좋아요!)

- 요청하지 않았는데 개인이나 가족의 사진을 친구나 선생님한테 보내지말 것 

- 선생님이나 친구에게 꼭 전달할 사항이 있을 때는 부모와 상의하고 전달하기

- 전화를 받지 않을 경우, 반복해서 전화하지 않는다

- 통화로 약속을 정할 때, 친구나 어른이 거절할 경우 이유를 따져묻지 않는다

 

아들에겐 아직 휴대폰을 사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1학년 입학을 하고 나니 이미 휴대폰을 가진 친구들이 많습니다. 아들과 연락하고 싶은 친구들은 제 휴대폰 번호를 물어서 연락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휴대폰이 생긴 아이들에게 꼭 알려줘야한 에티켓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요. 특히나 담임선생님이 휴대폰 번호를 공개했을 때, 자녀에게 꼭 주의시켜야할 것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그리고 휴대폰을 사준 부모의 경우, 자녀의 휴대폰을 수시로 확인해 교육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같은 경우, 아들의 친구들이 자신의 가족의 일상 사진을 카톡으로 보내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편안차림의 부모 모습도 곳곳에 담겨있는 사적인 사진이었지요. 그리고 업무 중 전화를 받지 못할때 부제중 전화를 수십통 남기는 아이를 보았습니다.  그 친구를 다음 번에 만났을 때 "아줌마가 전화를 받지 않을 땐 통화할 수 없다는 말이야. 꼭 전달할 중요한 내용이 있으면 엄마를 통해서 하고, 계속 해서 전화하면 안되는거야~"라고 설명했더니 그다음부터 수십통의 부재전화를 남기는 않지요.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뭔가를 요청했을 때 거절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럴때 자신이 납득할만한 이유를 캐묻는 아이를 종종 봅니다. 예를 들어 "지금 아줌마집에 놀러가도 되요?"라고 했을 때 "지금은 안돼. 다음에 건우랑 상의해서 초대하면 놀러와"라고 거절했지요. 그랬을 때 "왜 안돼요? 건우 어디 안가잖아요. 방과후수업도 끝났던데 가면 안돼요?"라며 지금부터 무엇을 할 건지, 왜 자신이 갈 수 없는 지 반복적으로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엔 매우 당황했습니다. 이런 점은 어른들 또한 혼돈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 퇴근하고 뭐해?"라고 물었을 때 다른 일정이 없다고 말하면, 잉여 시간을 타인에게 할애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일정이 없으니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일정이 없어도 원치 않는 행사에 참여하지 않기위해 우린 거절할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도 정확하게 대답해줄 필요를 느꼈습니다. "건우한테 여유시간이 있다고 해서 그 시간을 모두 너와 보내야하는 건 아니야. 어떤 일이 없더라고 지금 거절했으면 안돼는거야."라고 말해주니 반복해 묻는 걸 멈췄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직간접으로 대면하게 될 때 우리는 개인적 영역을 지켜줘야 합니다. 그런데 개인적 영역의 경계선을 '실례합니다'하는 인기척 없이 침범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친구와 건강하게 교류하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실수하는 순간에 바른 대응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코로나시국에 대인관계를 익힐 기회가 적었던 우리 아이들에게 더더욱 익숙치 않고, 학습되지 않은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 '내 아이가 아닌데, 내가 가르치는 건 선을 넘는 일이야'라는 생각으로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단 말이 있습니다. 내 아이도 물론 가르켜야겠지만, 내 자녀와 함께 하는 아이가 더 사랑받을 수 있도록 알려주는 것이 건강한 어른이 해야할 일이라 생각됩니다. 제 아들 또한 따뜻한 눈빛으로 주변 어른들에게 배우고 성장하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