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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놀이터에서 인생을 배운다 본문
"엄마 놀이터에서 놀다가 어떤 누나를 만났는데, 나무 올라타는 방법을 알려줬어! 담에 놀이터 앞 나무 타는 모습 내가 보여줄께! 근데 그 누나는 집에 들어가기가 싫다고 하더라. 집에가면 엄마가 공부하라고 혼낸대. 나는 집에 있는 게 좋은데~ 게임도 하고, 엄마랑 수다도 떨고. 그 누나가 그러는데 학년이 높아질수록 엄마는 점점 무서워진대. 나는 아직 1학년이라 엄마가 안무서운거래. 엄마는 내가 2학년되도 무서워지면 안돼~"
아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와 씻으며 한 말이었습니다. 너무 귀여워 웃음이 푹 나왔지요. 3학년 누나에게서 인생을 배운 듯 합니다. 그렇게 또래 친구나 누나, 형과 얘길 하며 그들만이 깨달은 바를 나눠주는 듯 합니다. 우리는 선생님이나 부모말고도 친구에게 배우는 일도 많습니다. 건우에게도 그런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는 듯 합니다. 한 번은 치과가는 일을 너~무 힘들어하던 건우에게 이미 치료를 끝낸 친구들에게 어떻게 했는지 한번 물어보라고 한 적 있습니다. 반에 은니를 가지고 있는 여자 친구에게 아들은 물어봤고 그 친구가 상담을 해준 모양입니다.
"의사선생님이 불편하거나 힘들면 손을 들라고 한대. 그래서 손을 들잖아. 그럼 그 손을 다시 꾸~욱 누른대. 절대 안멈추고 계속 치료한대. 그래서 손드는 건 사실 소용이 없다더라고. 근데 처음엔 어렵지만 할만하대. 그 친구는 은니 4개나 하고 동생도 치료했대. 나도 용기가 좀 생겼는데, 엄마 내가 손들면 꼭! 멈춰야 된다고 얘기해줘. 알았지? 부탁이야~"
먼저 치과치료를 받아온 친구의 뼈아픈 경험담이었습니다. 듣고보니 맞는 말입니다. 아들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치과를 다녀온 후기를 몇차례 물어보고, 나름 리서치한 결과를 얻고 난 뒤 저와 치과를 갔습니다. 그리고 무사히 진료를 마쳤지요.
또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 아들은 편식이 심합니다. 아직 김치를 먹지 않습니다. 그럴때면 제가 맛깔스럽게 먹으며 “배추는 맛있는 음식 재료야. 한국에선 이 음식을 안 먹으면 니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몇 안돼. 한 번 먹어봐“하고 권해봅니다. 하지만 단호박입니다. ‘그건 엄마니까 그렇지~ 난 아니야!” 손도 대지 않지요. 그런데 또래 친구와 식사를 하는 중, 김치를 밥만큼 먹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친구를 보고 김치를 슬쩍 입에 넣어보더군요. 역시나 맛이 없다며 뱉었습니다. 그래도 장족의 발전입니다. 김치를 입에 넣었으니까요.
우연히 제가 초등학생 때 수영을 처음 배우게 된 이유를 떠올랐습니다. 물놀이를 하다 코로 물이들어가 허덕이며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이후 워터파크를 가서도 발목까지만 물을 담그고 즐기지 못한체 집을 돌아오곤 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물과 안맞구나'라고 결론을 내렸죠. 어느 날, 좋아하는 친구가 함께 수영장에 놀러가자고 했었죠. 가서 수다나 떨고 와야겠단 생각으로 같이 갔다가 친구 도움으로 물 위에 뜨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수영을 곧잘 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나도 할수있겠단 생각이 들었지요. 그해 여름 수영 기초반 수업을 신청했습니다. 신청하면서 저또한 다른 친구에게 함께하자고 추천했지요. 아마 부모님이 수영을 권유하고 수업을 등록해주셨다면 그렇게 순조롭게 배우진 않았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3명의 사람이 걸어가면 그 중 반드시 스승이 있다는 말이 있지요. 다양한 관계를 맺으면서 아이는 그렇게 배우고 성장하는 듯 합니다. 부모나 교사가 유일한 스승이 아니란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우리는 나와 다른 다양한 사람과 소통하면서 균형을 잡아가는 듯 합니다. 한 사람이 얻는 경험은 한계가 있습니다. 적은 경험에서 포괄적 결과를 도출해내다보니 '상식선'이라는 범위가 매우 협소합니다. 그런데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고 그들을 관찰하는 간접 경험만으로도 제 운신의 폭이 넓어지는 느낌을 받습니다. '저렇게 해도 괜찮구나' '저런 방법이 더 효과적이구나' 우리가 사회적관계를 맺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봅니다.
그 경험을 얻기위해 아들은 매일 아침 등교하고, 놀이터에 놀러 갑니다. 오늘도 밖에나가 새로운 경험을 잔뜩 가져올 겁니다. 저녁이 되면 새롭게 얻은 경험을 펼쳐놓고 저와 얘기를 나눕니다. 도덕적 가치판단을 해보기도 하고, 감정을 수용하는 과정도 연습해봅니다. 반성도 하고, 위로도 얻습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가끔 혼도 냅니다만 아들이 놀이터에서 배워온 인생을 나눌 때 행복한 마음이 듭니다. 이렇게 매일 1mm 자기 세상을 넓혀가는 아들이 기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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