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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난 좀 울어야겠어, 그럼 맘이 풀어져!" 본문
토요일이면 가족이 함께 집 뒤편에 있는 나지막한 뒷동산을 오릅니다. 매주 하려고 노력하지만 쉽지 않지요. 일단 몸이 힘들면 나와 남편이 가기 싫어지고, 아직 8살짜리 아들은 산책을 해서 좋은 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같이 가려면 설득에 설득을 거듭해야 합니다. 부모인 저와 남편은 주말에 게임만 하고 있는 아들을 보고만 있을 수 없고, 산이라도 같이 오르고나면 부모로서 자식에게 유익한 시간을 만들어준거 같아 맘이 편안해집니다.
그런데 산책이 유익하다는 건 부모의 기준에서 나온 것이지요. 저희 아들은 시원한 집에서 편히 손가락만 움직이며 소파에 앉아 게임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래서 함께 가는 대신 보상을 요구합니다. 아주 어릴땐 젤리 하나면 쉽게 성사됐던 거래였는데, 학교를 들어가고나니 젤리나 아이스크림으론 꿈쩍하질 않아요. 함께할 친구가 있으면 즐겁게 하면서 부모와 함께하는 일은 어찌나 요구하는 바가 많은지... 1학년인데 벌써부터 이러니 가끔은 속상하고 배신감(?)마져 들때가 있지요.
여하튼 어렵게 셋이서 뒷동산을 오르다보면 조금 가파른 길이 나올때가 나옵니다. 그때부터 아들은 징징거리기 시작합니다. "아 힘들어~ 땀이 나고 덥고 머리도 어지럽고. 내가 이래서 안올려고 한거였는데... 언제까지 가야하는 거야~~~~" 떨리는 목소리로 징징거리며 걸어갑니다. 그럴때면 여지없이 화가 납니다. 나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주지 않는 아들에게 화가 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말합니다. "그만 징징거려. 운다고 해결되는 일 없고, 그렇게 징징거리면 니 몸만 더 힘들어! 이왕 온거 즐겁게 좀 가자!" 라고 말하죠. 그 말을 듣던 아들은 빈정이 상해서 얘기합니다.
"난 좀 울어야겠어! 울고나면 마음이 좀 풀어져! 내 마음이니까 난 징징대면서 갈꺼야!"
이렇게 말대답을 하면 더이상 할말도 없습니다. 울겠다는 데 어쩌겠어요. 안전히 등산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시원하게 땀을 씻어내면 기분이 한결 좋아집니다. 화가 났던 것도 사라지지요. 그때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나는 언제 마지막으로 울었지? 난 어떨때 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고보면 어린시절부터 저는 잘 울지 않았습니다. 그 점을 꽤 자랑스럽게 여겼던 것 같아요. 내가 강한 사람이라 느꼈거든요. 저는 아들한테 얘기했던 것처럼 운다는 것은 그 어떤것도 해결책을 줄 수 없고, 날 더 힘들게 할 뿐. 도움이 안되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우는 사람을 무능력한사람으로 여겼지요. 그래서일까요? 혼이 나도 결코 울진 않았으며 억울한 일이 있어도 울지 않았습니다. 그 감정을 멈춰두고 이성적으로 해결하기위한 방안을 먼저 생각하려 했지요.
방어기제 중 주지화라는 것이 있습니다. 감정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고, 이성적이고 지적인 분석을 통하여 문제를 대처하고자 하는 방어기제를 의미합니다. 제가 감정을 억압하거나 통제하기위해 쓰고 있는 보호막이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아들 말이 100번 맞았습니다. 울어야 했습니다. 그럼 마음이라도 편해질 때가 있고, 또 누군가는 나를 비난하는 것을 멈췄을 겁니다. 울음이 날때는 울어야 합니다.
다음주에는 산이 아니라 다른 곳을 가봐야겠습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유익한 시간이 무조건 '등산'일 필요는 없으니까요. 사랑스럽고 귀한 내 아들을 울려가며 등산이 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들의 행동에 화가 나, 침묵이 흐르며 걷고 싶지 않습니다. 그럴려면 다시 대화를 시작해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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