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경력보유여성
- mz세대 퇴사
- 한국의 결혼 이주 여성
- 소도시 직장구하기
- 조용한 퇴사자
- 채용 우대사항
- 조직개편 변화
- 업무 변경
- 조각 커리어
- 면접 합격 공식
- 효율성을 높이는 법
- 엄마의 구직활동
- 면접을 준비하는 자세
- 부당함을 외치다
- 은퇴 후 롤모델
- 허슬컬쳐
- 엄마의 일하기
- 채용모집 마감
- 책가방 혼자싸기
- 쉬었음 청년
- 꽃을 선물할게
- 경력단절
- 취업 합격 공식
- 신경질 부리는 상사
- 퇴사할 때
- 조직의 문제점
- 문제적 회사
- 김호
- 갑질하는 상사
- 문제많은 회사
- Today
- Total
일과삶 디자인 연구소 [오늘]
과정이 인정되면 마음편히 도전한다! 본문
학교를 다닌지 서너달이 지났을 때쯤, 아들이 독후기록장으로 쓸 공책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예쁜 공책을 사러 문구점에 갔다오면서 제 어린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책과 조금씩 가까워지기 시작했던 몇가지 사건들이 있었지요. 책을 읽는 목적이 평가받기위해서나 시험 때문이 아니라 즐겁게 접근할 수 있도록 규칙을 깨고 자유를 주었던 중학교 국어선생님이 계셨지요. 내 아들도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기길 바라며, 공책을 준비해 주었습니다.
부모가 책을 읽고 공부를 하면 아이도 책을 읽는다고 하던데... 아니었습니다. 우리아들은 엄마가 책을 읽고 있으면 닌텐도 게임에 더더욱 집중하였습니다.^^ 학교에서선 책을 많이 읽는 학생에서 독서상을 준다는 안내문을 보냈습니다. 아들에게 그간 책을 얼마나 읽었냐고 물어보자, 1권도 안읽었다고 했습니다.
"건우야, 학교에서 책 많이 읽으면 상도 준다고 하는데 건우는 상받고 싶은 마음 없어?"
"종이 받는 거 별로 의미 없어. 못받아도 난 상관없어"
"너 책 재미있게 꾸준히 읽으면 엄마도 선물주지!"
"뭐 줄껀데?"
"니가 잃어버렸던 시계 다시 선물로 줄게"
"내가 상 못타면?"
"상은 타면 선물주고, 상을 안타도 선물 줄거야. 건우가 읽고 싶은 책을 찾아보고 꾸준히 읽으면 선물은 무조건 줄거야"
"좋아!!"
건우는 무언가 도전하기전에 노력을 해도 얻지못할 위험요소가 있다면 시도하는 것을 꺼려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주는 기대보다 불안을 크게 느끼기 때문입니다. 자기 나름 책을 열심히 읽어도 상을 받을 수도 못받을 수도 있지요. 그럴꺼면 지금 게임하는 게 더 낫지! 라고 생각하는 아이거든요. 그래서 상을 타야하는 결과로 보상을 주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긍정적 동기부여가 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대신 상을 못받는 결과가 나와도 자신이 노력한 과정을 그대로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건우는 그럴때 기꺼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즐깁니다.
아들은 겉표지를 보고 평소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오거나, 친구가 읽어보라고 추천해주는 책 또는 평소 궁금했던 것과 관련된 주제의 책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책을 빌려서 같이 읽자고하면 저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책을 꼭 처음부터 끝까지 빠짐없이 읽지 않아도 되고, 건우가 읽고 싶은 부분을 찾아 읽는 것도 상관없다고. 그림만 봐도 되고, 궁금하면 글도 읽어 보라고. '책읽기'의 규칙을 없애주었더니 어느새 1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그렇게 읽은 책의 제목을 공책에 작성했습니다.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나름 뿌듯해 했지요. 그런데 같은 반에 100권이 넘는 책을 읽은 친구도 있다며, 상을 받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어느날 독서상 수상식이 있었단 얘기를 했습니다. 당연히 아들은 상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날 저는 시계를 선물로 주며, 책 읽기를 즐겁게 잘했다며 칭찬해 주었습니다. 학교에선 수상식이 끝났고 이미 선물도 받았지만 아들은 요즘도 책을 한 권씩 읽습니다. 얼마나 갈지 모르겠지만 책과의 좋은 만남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봅니다.
이 일로 생각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성공이나 돈으로 환산되는 일이 아니지만, 현재 내가 하는 일의 과정이 그대로 인정되면 얼마나 좋을 까? 나는 기꺼이 헌신과 봉사를 할 것이고 새로운 일을 즐겁게 시작할 수 있을 텐데... 우리 대부분은 당장 성과와 이어지지 않는 일은 꺼려하지요. 특히 직장생활을 할 때 그러합니다. 소위 돈 안되는 일은 효율성이 떨어지고,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익과 직결되지 않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투자하는 게 어렵습니다. 건우를 보며 느낍니다. 앞으로 내가 하는 일 또한 그 과정을 인정해주기로 했습니다. 마음편히 시작할 수 있도록!
'진로상담사의 육아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 좀 울어야겠어, 그럼 맘이 풀어져!" (0) | 2022.06.21 |
---|---|
오토바이에 대한 동상이몽 (0) | 2022.06.21 |
"나랑 놀려면 나도 배려해줘야지!" (0) | 2022.06.10 |
"무엇보다 니 마음이 편안했음 좋겠어" (0) | 2022.05.29 |
엄마와 자식이라 사과가 필요하다 (0) | 2022.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