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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고민

'받은 만큼 일하련다' 득일까?

O:nle 2021. 12. 17. 20:12

"저희 팀장님 자리를 지나갈때나, 거울에 비친 팀장님 컴퓨터 모니터를 가끔 봅니다. 그런데 늘 주식하고 계세요. 그런데 제가 화장실 간 사이에, 전화벨이 울렸는데 그것도 당겨 받지 않으시더라고요. 같은 팀인데, 누군 바빠서 화장실 잠시 갈 시간도 못내는데, 누군 한가하게 주식하면서 월급 2배씩 받는다 생각하면, 열받아요. 그래서 저도 받은 만큼만 일하려고요. 돈 더주는 거 아닌데, 야근 절대 안하고, 동료들 도와주며 힘빼는 일도 안할거에요."

직장인들 열에 아홉은 사내 월급루팡이 있다고 말합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런 의견을 가진 사람 일부는 실력과 보상이 동등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는 직급이 높다고 업무 강도나 중요도가 높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보다 일찍 입사했다는 이유로 더 많은 권한과 더 많은 급여를 받는 것에 대해 불합리하단 생각을 종종 합니다. 

 

맨날 주식만 하고, 업무 파악을 제대로 못하는 상사에 대해 내담자와 얘기를 이어갔습니다. “아주 가끔이지만 진상 고객이 사무실로 찾아올때가 있어요. 블랙리스트 고객들이 억지부리며 원칙과 어긋나게 서비스를 해달라고 요청할 때도 있고요. 이런분들 커버하시죠. 근데 1년에 몇번 안돼요. 일상적으로는... 팀장회의 다녀와서 공유하는 정도? 그정도?”

진상 고객을 커버하는 동안 내담자는 무엇을 했을까요. 자신의 일을 문제 없이 이어갔습니다. 왜냐하면 진상 고객이 나타나도, 팀장이 커버해줄거라 생각했으니까요. 늘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일을 처리하며, 업무를 진행시키는 사람이 있는 가하면 예상밖의 일들을 긴급하게 처리해주는 사람이 있지요. 저 회사의 팀장은 아마 후자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저는 두사람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구급소방관과 화재소방관이 있습니다. 구급대원은 하루에도 출동 건수가 상당합니다. 특히나 요즘 같이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는 구급대원의 역할이 막중하지요. 그러하 화재소방관은 하루 중 출동건수가 현저히 적습니다. 하지만 한 번의 산불, 아파트, 공장의 화재문제가 많은 인명피해, 재산피해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언제든 빠르게 대응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위해 훈련받습니다. 출동건수가 적은 화재소방관을 두고 세금루팡이라 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이 만족하는 서비스라도, 불만을 표출하는 한명의 블랙컨슈머를 잘 관리하지 않으면 매출에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블랙컨슈머를 잘 관리하는 것이 화재를 잘 진압하는 것처럼 중요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경험과 실력에 맞는 일을 대부분 맡고 있습니다. 영리기업은 복지기관이 아니기에 무의미한 일에 사람을 고용하고, 매년 월급을 주지 않습니다.

 

근래 신입사원의 이직 상담을 하다보면 '성과주의=공정함'이라 생각하고, 사문화가 바뀌어야 자신에게도 기회가 올꺼라 말합니다. 빨리 입사한게 벼슬인 지금의 회사에선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저의 신입시절을 생각해보면 성과주의가 무섭게만 들렸습니다. 아무런 능력이 없었으니까요. 신입인 저에게 프로젝트의 총괄매니저가 될 기회를 열어주고, '얼른 너의 능력을 증명해봐!'라고 했다면 전 멘붕에 빠졌을 것 같습니다. 다행이 저는 팀의 리더와 선임이 책임져주는 영역안에서 적합한 과제들을 단계별로 배워볼 수 있었습니다. 저와 다르게 능력이 출중한 신입사원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래도! 그 회사에서 그 업무는 처음입니다. 확률상 '처음'인 사람이 엄청난 성과를 내기 쉽지 않습니다. 로또1등도 주기적으로 사던 사람이 될 확률이 크지, 처음 사본 사람이 1등하기란 어렵지요. 

 

회사에서 월급을 꾸준히 주고 있다면, 그 사람은 분명 어떤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아직 당신의 시아가 좁아, 보지 못한건지 모릅니다. 월급루팡이라 생각되는 상사를 보며 억울해하고, 울화를 키우는 것보다 자신에게 더 좋은 선택이 있습니다. 상사가 나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지, 내가 원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움직이는 겁니다. 그러기위해 자신의 일을 본인과 상사가 만족할만큼 완벽히 해내고, 앞으로 해내고 싶은 일을 공부하는 겁니다. 최악의 선택은 자신이 과소평가 받는다는 생각으로 '나도 받은 만큼 일하련다'는 수순을 밟는 겁니다. 마음으로 억울함이 풀렸는지 몰라도, 회사에서 성장할 기회를 잃을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