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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본문

책-임자(이 책의 임자는?)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O:nle 2021. 4. 1. 17:05

이 책의 제목이 우선 끌렸습니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나에 대한 신념이나, 확신이 깨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나는 이렇다.'라고 마침표를 찍었던 문장이, '정말 나는 이런가?' 의문이 드는 순간이 늘면서, 이 책을 펼쳤습니다. 예컨대 내가 가진 간절한 욕구라 생각했는데, 몸의 저항을 받으며 실현하지 않는 나를 볼때면 '진짜 나의 욕구였나?'라는 생각에 발목이 잡힙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에 돌진하지 않는 이유를 찾고자 나도 모르는 나를 살펴보고 싶었습니다. 

두번째로 이 책이 끌린 이유는 요즘 임상심리학을 공부하며, 인지심리학이나 뇌과학에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는 뇌과학과 임상심리학 전문가였습니다. 두 영역을 오가며 '자아'에 대해 쓴 글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책은 1~5부로 나눠져있는데 1,2부는 자존감에 대한 얘기가 주로 나옵니다. 먼저 자존감을 설명하며 심리학자 로젠버그의 정의를 활용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호의적이거나 비판적인 태도'. 이것에 덧붙여 저자는 '계급장 다 떼고, 소위 '스펙'을 하나도 드러내지도 않고, 다른 사람과 마주했을 떄,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곧 자존감'이라고 설명합니다. 

 

두번째로 이 책이 끌린 이유는 요즘 임상심리학을 공부하며, 인지심리학이나 뇌과학에도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책을 쓴 저자는 뇌과학과 임상심리학 전문가였습니다. 두 영역을 오가며 '자아'에 대해 쓴 글이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책은 1~5부로 나눠져있는데 1,2부는 자존감에 대한 얘기가 주로 나옵니다. 먼저 자존감을 설명하며 심리학자 로젠버그의 정의를 활용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호의적이거나 비판적인 태도'. 이것에 덧붙여 저자는 '계급장 다 떼고, 소위 '스펙'을 하나도 드러내지도 않고, 다른 사람과 마주했을 떄, 내가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지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가 곧 자존감'이라고 설명합니다. 

 

나에게 속한 것, 가변적인 것들을 다 차치했을 때, 그 모든 것을 분별하지 않았을 때 '본연의 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하는 질문을 받습니다. 쉽게 답을 내리긴 어렵습니다. 저는 이 질문을 갖고 계속해 책을 읽었습니다.   

 

자존감엔 외현적 자존감과 내현적 자존감이 있다. 자기선호, 자기수용, 자기가치감처럼 의식적인 수준에서 평가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현적 자존감은 타인의 눈에 보이는 자기 모습을 자기 딴에는 합리적이고 의식적인 수준에서 평가합니다. 의도적이며 통제 가능한 명시적인 자존감이지요. 누군가 '나는 그래도 이런 배경에서도 이런 성취를 해왔고, 이런 사람들을 만나고 이런 외모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라는 식으로 자기를 자신 있게 평가한다면 외현적 자존감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해 우리의 내면에서 비의식적이고 자동적이며 암묵적 수준에 있는 내현적 자존감의은 다소 복잡한 양상을 보입니다. 첫째, 전의식적인 특성을 보입니다. 평소엔 잊고 있지만 무의식 수준으로 억압된 건 아니어서 질문이나 단서가 있으면 회상을 통해 의식의 수면 위로 떠올릴 수 있는 것들입니다. 둘째, 자동적이며 연합된 형태를 보입니다. 굳이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처리가 되는 자존감으로 몸과 마음에 너무나 익숙해져 통제할 필요나 통제할 기회도 없이 자동적인 사준에서 작동하는 자판기 같은 자존감입니다. 셋째, 비언어적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왠지 모르게 그냥 그런 생각과 이미지로 나타납니다. 투사적검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넷째, 본인의 정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은 자부심, 죄책감, 모멸감, 수치심, 시기심 등 살면서 문득문득 치받쳐 올라오는 자의식 정서와 관련있습니다. 이처럼 개인의 자존감은 감정, 사고, 기억, 행동 등의 다양한 측면에서도 변별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밖으로 보이는 외현적 자존감은 너무나 낮지만, 암묵적 내현적 자존감이 높은 상태를 손상된 자존감 유형이라 부릅니다. 반면에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꽤나 괜찮아 보이는데 의외로 내현적 자존감이 형편없는 상태를 취약한 자존감 유형이라 부릅니다. 다소 다른 방향으로 자존감이 불현되지만, 상당한 분노를 마음 깊이 꾹꾹 누르며 업악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손상된 자존감 유형은 외현적 자존감이 손상되어 겉으로 보기에 위축되어 있지만, 스스로를 살리기 위한 방어책이자 자구책으로 내현적 자노감을 높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적인 자신의 모습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절망적인 현실이나 반복되는 실패에 지속적으로 외현적 자존감이 낮아질지라도 어떻게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장착하는 것입니다. 

취약한 자존감 유형은 겉으로 보이는 자신만만한 모습과는 달리 낮은 내현적 자존감을 가지고 있기에, 이들은 외부의 습격을 방어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합니다. 이들은 여러 형태로 성취를 이뤄오면서 그나마 외현적 자존감은 차츰 높여 왔을지라도 외부의 갑작스러운 위협에 직면하게 되면 자신을 지켜내기위해 타인을 마구 경멸하고 무시하며 비난하게 됩니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세상이 자신의 태도에 반응하는 것을 확인하게 되면 외현적 자기애는 점점 높아지고, 자아는 과다할 정도로 팽창하고 고양됩니다. 이렇게 취약한 자존감 유형은 외부의 평판에 민감하여 자신에 대한 피드백에 대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모조리 반응하려 듭니다. 
자존감이 높은 경우 타인에게 좋은 첫인상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이들의 사회적 관계의 질은 유난히 높지도 않고, 대인관계를 특별히 오래 유지하는 경향성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더구나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태도로 인해 고립되기 일쑤이고, 스스로 세상에 대한 통제력이 높다고 자신하기 때문에 '내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하는 생각으로 음주나 흡연같이 건강에 문제가 되는 행동을 남들보다 일찍 실행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반면 자존감 낮은 사람들은 세상의 변화와 피드백에 예민하고 항상 남들의 눈에 자신이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 염려하기에 큰 실수가 적은 편입니다. 자신이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성취를 위해서건 성격적 성숙을 위해서건 부단히, 부산하게, 여러 노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존감은 매일같이 낮았다 높았다 부침을 거듭하는 자존감의 파형들을 간과한 것이지요. 

나의 자존감은 어떠한 유형인가? [자존감=성취된 수준/야망]이라고 봤을 때, 내 뜻대로 외부에서 성취를 얻게 됐을 땐 취약한 자존감 유형이었고, 뜻과 다르게 실패와 좌절이 지속될 땐 나를 지켜내려고 손상된 자존감 유형을 보였습니다. 자존감은 체온처럼 항상 같은 것이 아니라, 때에 따라 높기도 낮기도 하다는 것이 키포인트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 지''남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자존감과 관련된 정보를 쉼없이 처리하는 것이 뇌과학적으로 '원래 인간이 그렇게 생겨먹었다!'라는 설명이 묘하게 안심시켜 줍니다.   

 

또 하나, 자존감이 높기만 하다고 해서 좋은 것만이 아니라고도 합니다. 제가 자존감이 낮았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그때를 감사하게 여길 때가 있습니다. 상담할 때 입니다. 이렇다할 꿈이 없어 친구들에 비해 뒤쳐졌다는 생각이 들던 순간,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으면서 다음엔 어떤 일을 할지 고민하던 순간, 아이를 기르며 직장을 그만두게 됐을 때 내 시계만 멈춰버린 것 처럼 느껴지던 순간 등. 성공만 있지 않았던 나의 삶 속에서 나와 비슷한 고민을 시작한 이웃들의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존감도 균형이 중요한 듯 합니다. 높은 순간, 낮은 순간 모두 우리에게 필요한 순간처럼 느껴집니다.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관한 답변은 "나름 괜찮아, 나쁘지 않아" 입니다. 이 책은 부정적 감정과 생각이 반복되는 자신을 미워하는 일에 지친 누군가에게 선물하려 합니다.